美10대들 일자리까지 성인들이 장악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 미국이 경기 침체에다 대량 해고 사태를 맞은 가운데 고교생이나 대학생 등이 주로 취업해 온 시간제 일자리에까지 성인 노동자들이 대거 몰려 10대들이 아르바이트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교생이나 대학생 등 10대들은 최근 학교별로 여름 방학 기간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을 구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으나 과거에 비해 일자리가 크게 줄어 있다고 미 새너제이 머큐리뉴스가 2일 전했다. 새너제이 여고생 바네사 로일은 "최근 일자리를 구하려 20군데 가량 지원을 했는데 1주일에 4시간 정도 일할 수 있는 자리 외에는 없었다"며 "레스토랑 체인에도 모두가 성인들로 이미 자리가 찼다"고 말했다. 10대들은 주로 호텔과 식당, 숙박업소, 소매점 등에 주로 취직해 왔으나 지금은 10대들의 일자리를 `숙련 노동자'인 성인들이 거의 선점하고 있다. 시간당 10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는 `베이비시터' 일자리도 거의 고갈 상태에 있다. 실리콘밸리 한 고교생은 "일전에 노드스트롬(백화점)에 시간제 일자리를 신청했는데 주말 몇시간 또는 `빅세일'이 진행되는 기간에 잠깐 일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과거 베이비시터로 일했던 곳에서도 아직 연락이 없다"고 토로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금 10대들은 경험이 풍부한 성인 노동자들과 똑같은 일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의류 상점을 운영하는 한 사업가는 "상점에서 여고생을 시간제로 고용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모두 해고했다"며 "매일같이 일자리를 구하려는 10대들이 찾아오긴 하지만 고용할 입장이 못된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근거하면 지난달 미국 전체 평균 실업률은 8.9% 가량인 반면 10대(16-19세)들의 평균 실업률은 배 이상인 20.9%에 육박했다. 10대들의 평균 실업률은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기 일수록 10대들이 해고 대상 0순위에 오른다"며 "각 기업들은 채용시 경험이 없는 10대들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ksy@yna.co.kr (끝) 2009.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