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사회를 준비하면서 문득 20년전 사건이 떠올랐다.

나는 군 제대후 1985년 7월초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당시 신입사원으로서 회장비서실에서 근무하면서 계열사 경영실적관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전 계열사들의 월실적을 집계하여 보고하고, 반기와 연차 경영실적은 회장님과 부회장님을 모시고 각 계열사별로 전 임원들이 참석하여 경영실적 보고를 한다.

1986년과 1987년에 당시 계열사 미원주식회사는 창사 이래 최고의 호황이었다. 실적이 좋아 매월 상여금이 지급되었다. 1년에 무려 1150%의 기록적인 상여금이 지급되었는데 창사 이래 최고의 상여금지급율이었다. 그나마 그것도 회장비서실에서 제동을 걸어 그정도였다. 회장비서실 직원들은 모두 계열사에서 파견나와 근무를 하는데 파견회사의 경영실적에 따라 명암이 교차하게 된다. 계열사 B사는 유통부문이 있어 영업사원이 많고 업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경영실적이 갈수록 악화되어 가던 시점이었다. B사는 상여금 지급기준인 600%를 지급하기에도 벅찼다. 같은 장소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소속 회사가 A사냐 B사냐에 따라 상여금이 연간 550%가 차이가 생기니 비서실내에서도 당연히 위화감이 생기게 되었다.

당시 A회사의 경영실적보고를 받으면서 부회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였다.
"사규에 상여금 지급기준은 600%인데, 경영실적이 좋다고 지급기준을 무시하고 상여금을 1,150%나 주게되면 비록 일회성이라지만 그 지급율이 심리적인 지급기준이 되어 버린다. 종업원들이야 지금 당장 받을 때는 좋아하지만 다음 해에 경영실적이 다소 어려워져 그보다 낮은 1,000%를 주게 되었을 때 사규상 지급기준인 600%보다야 400%나 더 많이주는 결과지만 종업원들은 1,150%에 비교하여 부족하다고 느끼고 서운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성과가 좋아 상여금을 지급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결국 임금이나 복리후생제도 공히 올리기는 쉬워도 떨어뜨리기는 쉽지 않음을 지적한 셈이다.

지난 2월 2일 이사회에서 창립기념품 지급단가로 노사간 이견이 있어 휴정후 어제 다시 열렸지만 역시 결론을 내지 못하고 3일 후에 다시 열기로 하고 재차 휴정했다. 작년에는 30만원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25만원을 편성하니 최소한 작년 수준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 조합측 주장이었다. 회사측이 2년, 3년 전에는 20만원을 지급한 경우가 있다고 연도별 지급 실적을 거론해도 최고 40만원까지 지급한 적도 한번 있었다고 맞받아친다.

기업복지비는 지급단가를 한번 높여 놓으면 이처럼 조정이 하늘의 별따기와 같이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처음부터 지급시 지속적인 지급가능성, 기업의 지급여력 등을 검토후 지급기준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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