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운우지정 놀이를 좋아하며
끔찍할 정도로 서방님을
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
새벽에 남편이
잠자다가 목이 말라 일어났다.
그런데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깬 아내가 하는 말.
“지금 할라꼬?”
에구, 저 화상 눈만 뜨면 하면서
힐끗 쳐다보곤 아무 말 없이 불을 켰더니
요상한 눈빛을 보내더니
이브닝 가운을 허벅지까지 올리며
“불 켜고 할라꼬?”
갈수록 태산이라
순간적으로 정내미가 뚝 떨어져
잠도 다 깨고 해서 신문이나 보려고
머리맡에 둔 안경을 찾아 썼더니
고개를 갸웃거리며 하는 말이
“거시기는 깜깜한 밤에도
안경 안 껴도 잘 찾는 법인데~~
안경 쓰고 할라꼬?”
아고, 진짜 진짜 몬 말린다.
우째 모든 것을
거시기로 귀결 시키나 하며
인상을 박박 쓰며 문을 박차고 나갔더니
졸린 눈을 비비작 거리며 하는 말이
“방에서 나가 쇼파에서 할라꼬?
어휴, 저걸 내가 데리고 사니
한 숨을 쉬며 애써 못 들은 척
그냥 거실로 나가 냉장고 열고
속이 타는 김에 찬물을 꺼내
벌컥 벌컥 마시고 있자니
침을 꼴깍 삼키며
거실까지 쫒아 나와 하는 말
“물 먹고 할라꼬?
내도 좀 다고∼목 타네!“
물을 한 컵 가득 따라 주고
다시 침대로 들어와 잠을 청하려 하니
한숨을 쉬면서 실망한 눈으로 하는 말.
“오늘은 왜?
참았다가 낼 두번 할라꼬?
자기야 낼 두번 하고 코피 터지느니
오늘 한번 사랑해 주고, 걍 편히 자고
낼도 한번만 해 주면 안될까?“
이렇게 사정을 해도
우쒸!∼치사 사리마다 빤쮸다~
인간아 한번 사랑해주고 자면
거시기가 다냐! 달어..?
글구 누가 세금을 내라고 하냐?
돈을 더 벌어 오라고 하냐?
이걸 그냥!~
낼 아침 없어 걍 출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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