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 집에 가보니 왠 책이 하나 와있더라! 작년에 낸 책하고는 다른 책이냐?"
"네, 이번에 새로 낸 책이예요"
"지난번 책은 읽어도 괜찮던데 이번 책은 전문도서 같아서 잘 모르겠더라"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라서 그럴 거예요"
"책 내는데 네 돈은 안들었냐?"

지난주 이번에 새로 발간된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 및 신고' 책자를 제일 먼저 내가 신세지고 사랑하는 사람 세사람에게 보냈다. 현재 전남 화순에 있는 전남대 화순병원에서 전립선암 방사선치료를 받느라  근처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는 주말마다 집에를 내려가신다.

이번에 내가 보내드린 책을 받아보신 모양이다. 아버지는 내 형편을 잘 아시는지라 책을 낼 때마다 혹시 내 돈이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는지 묻곤 하신다. 시골에서는 선거에 나오려는 사람들이 자서전을 내서 홍보용으로 돌린다고 한다. 자서전 책 한권을 내려면 5000만원 정도가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나도 혹시 그러지는 않은지 걱정이 되시는 모양이다.

"저는 제 돈 들이지 않고 책을 내요. 인세도 받는걸요"
인세는 대게 생활도서는 기본약정권수 3000권이나 5000권까지는 없고, 기본약정권수를 초과해야 판매부수에 따라 2%부터 10% 정도 받게 된다. 나도 지난해 지식노마드에서 했던 두번의 공동집필 때 이런 약정을 적용받았고 인세는 모두 외부에 기부를 해버렸다. 베스트셀러 작가들이야 인세를 후하게 받지만 거의 대부분 작가들은 인세를 쥐기는 커녕 오히려 기본약정 때문에 출판사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심지어는 일정부수를 책임져 달라고 떠맡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내가 쓰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에게 꼭 필요한 책들이기에 인세는 받는다. 그래도 인세를 받고 책을 낼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번 인세는 전세보증금 부족액을 채우는데 사용했다. 지난 3월에 전세보증금을 받아 잠시 주식에 묻어두었는데 처음 한달은 잘 나가다가 그만 서유럽 국가부도 위기가 덮치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는 바람에 두가지 종목 공히 20%대 정도 손실을 보고 오늘 정리를 해버렸다. 잘 나갈 때 정리를 했더라면 그래도 이사비로 부동산수수료는 건졌을텐데 그넘의 욕심 때문에 망설이다 된통 당했다.

불과 3주전 내린 의사결정 때문에 지난 1년간 책을 쓰느라 고생한 보람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아쉽지만 주식시장이라는 탐욕의 잔치마당에서 함부로 뛰어들지 말라는 귀한 경험을 한 것으로 위안받을 수 밖에...그래도 인세수입 덕분에 부족한 돈 메꾸며 차질없이 이사를 가게 되었음에 감사해야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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