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목 정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독자를 알고 책을 알고 경쟁서도 알고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간결하고 멋진 표현으로 뽑아내야 하니까요? 그 과정을 약간이나마 느낄 수 있도록 예전에 정리해 제목이 정해지는 과정을 옮깁니다. ------------------------------- 1라운드 : 원제 The Opposble Mind를 어떻게 옮길 것인가? 이 책의 원제인 ‘Opposable Mind’는 생물학의 'Opposable Thumbs'에서 따온 은유이다. 생물학에서는 나머지 네 개의 손가락을 마주볼 수 있는 엄지를 'Opposable Thumb'라고 부른다. 이는 일부 영장류와 인간에게서만 보여지는 진화의 특징이다. 인간은 마주볼 수 있는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 사이에 형성되는 긴장감 덕분에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고도의 인지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Opposable Mind’는 바로 대립되는 두 가지 생각 또는 사업 모델 사이의 긴장을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삼는 ‘통합적 사고’의 특징을 시각화하기 위해 저자가 개발한 은유인 것이다. --> 결론 : 원제를 옮기는 것은 포기한다 2라운드 : 결단의 기술(또는 비밀) 리더 50명을 인터뷰했다, 통합적 사고는 이도 저도 맘에 안들지만 주위에서는 현실적인 결정을 하라고 요구하는 딜레마의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결단의 순간"에 포커스를 맞추자 -> 이 제목을 뽑아놓고 아주 맘에 들어 했었다. 그런데 제목을 정하고 3일도 안되어서 모 출판사에서 톰 피터스나 여러 유명한 사람의 얘기를 모아놓은 <결단의 기술>이 나왔다. 아! 우리는 엄청 낙담했다. 그렇지만 1주일 정도 보면서 저렇게 유명한 저자에 출판사도 우리보다 훨씬 큰덴데 책은 무척 안나가는 듯 보였다. 정말로 고마웠다. 본의는 아니었겠지만 우리보다 먼저 제목을 테스트 해주셨으니... 3라운드 : 위기의 순간 탁월한 경영자의 머릿속에선 무슨일이 일어날까? 원레는 2라운드의 부제였는데 주전이 탈락하면서 후보가 주전을 꿰찰듯 보였다. 게다가 주위에 물어봐도 쓸만하다는 평이 다수였다. 그렇지만 무언가 찜찜했다. 노마드 식구들 모두 나쁘진 않지만 확 땡기지는 않는 표현할 수 없는 느낌에 찝찝해하다가도 새로운 아이디어도 없어서 밀어붙이다가 갑자기 현명해 져서 포기하기로 함(최종적으로는 띠지 문안으로 낙착) 4 라운드 :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불현듯 집에 가는 길에 떠오르기 시작한 아이디어. 상상이 현실이 된다. 생각이 현실이 된다 등등이 떠돌다가 누구 머리에선지 모르지만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가 나왔다. 특별할 건 없지만 은근히 땡기는 구석이 있는 놈이란 느낌이 후두부를 강타. 원래 오래 두고 볼 친구는 너무 화려해도 부담스러운 법. 이 책의 분위기와도 맞아서 이견없이 만장일치로 통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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