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양대 최성해 총장의 학력 위조 의혹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당초 해당 대학 총장의 학력으로 신고했던 사항은 단국대 상경학부 수료(1978년), 미국 필라델피아 Temple대학 MBA 수료(1985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신학사(1991년), 워싱턴침례신학대학교 대학원 교육학석사(1993년), 워싱턴침례신학교 대학원대학교 교육학박사(1995년), 단국대학교 명예교육학박사(1997년)으로 되어 있는데 해당 총장이 졸업했다는 미국 워싱턴침례대학교는 총장이 졸업 당시에는 석·박사 학위를 정식으로 수여하지 못하는 것으로, 해당 대학 학위과정에는 '교육학'이 개설되지 드러났다. 각 언론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는 2004년 신학교 학력 인정기관 AST에 가입하면서 버지니아 교육당국에서 정식 4년제 대학인가를 받았고 이후에야 신학 학사 학위 뿐만 아니라 석사와 박사 학위 소지자 배출도 가능했다고 하니 신고했던 학력 중에서 신학사와 교육학 석사, 교육학 박사는 허위인 셈이다.
지난 월요일에 만난 어느 지인(석사학위까지 받고 국립대학교에서 조교까지 했던 사람임)은 "명예교육학박사이니 정식 박사라고 표기해도 되지 않느냐? 박사나 명예박사나 같은 박사가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명예박사는 말 그대로 특별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학위이다. 우리나라의 명예박사의 근거는 「고등교육법」 제35조 제5항(박사학위과정이 있는 대학원을 둔 학교에서는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 및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7조(명예박사학위의 수여)인데 해당조문에는 "법 제35조제5항에 따른 명예박사학위는 학술발전에 특별한 공헌을 하였거나 인류문화의 향상에 특별한 공적이 있는 자에 대하여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48조(학위의 수여)에서는 '명예박사학위는 학위증서는 발급되지 않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결국 해당 대학 총장의 법적인 최종 학력은 고졸인 셈이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분이 지금껏 해당 대학 졸업생등에게 준 그 많은 대학교 졸업장에 총장 이름 앞에 교육학박사로 허위로 표기해서 내보냈으니 이는 교육자로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다.
석사나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법령이나 학칙에 따른 엄격한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나도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주제로 우리나라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실무자로서는 처음으로 2000년 2월 경영학석사를, 2016년 8월 제1호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학위를 받기 위해 석사과정 3년, 박사과정은 5년 반을 시간과 비용 투자를 하고 마지막 관문인 논문 작성을 위해 자료 수집, 자료 분석, 가설 설정, 통계작업, 가설 검증, 결론을 도출하느라 숱한 나날을 마음 고생을 했다. 그 중에서 박사과정은 3년간 6학기동안 꼬박꼬박 수업 출석은 물론 각종 시험(일반영어, 전공영어, 전공기초, 전공필수시험)과 학회지 기고, 논문발표를 모두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박사학위는 어려운 과정 속에서도 학위증을 받으면 그만큼 사회에서 인정을 해주고 대접을 받을 수 있기에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다. 언론 보도기사를 보면 무려 25년째 받지도 않은 교육학박사로 총장 행세를 해왔다는 것에 경악을 금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교육자적인 양심을 져버린 사기 행각이다.
학위는 수여받으면 그 자체가 끝이 아니고 그 다음은 본인의 열정과 도전, 노력으로 그 분야의 내공을 쌓아나가야 한다. 학위에 맞게 연구의 심도가 깊어져야 한다. 내가 쓰는 '김승훈박사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나 '김승훈박사의 기업복지칼럼'도 경영학석사와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기 이전과 이후를 보면 칼럼을 작성할 때 고민이 더해지고 이는 Quality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조국 법무부장관 청문회와 동양대 총장 사건, 나경원의원 자녀 논문 제1저자 등재, 장제원의원 자식 음주운전 사고를 계기로 두 가지를 생각해본다. 첫째는 학력 변조나 논문 작성 시 기여도 하지 않은 사람(특히 특권층의 자녀들)이 부모 청탁에 의해 논문 저자로 등재하는 일에 대해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교육부와 산업계, 학교, 기업에서는 학위 검증(특히 해외출신 대학)과 논문 저자 등재에 대한 검증 작업이 철저히 이루어져 사회, 특히 교육계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기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둘째는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할 때 손가락 두개는 상대방을 향하지만 나머지 세개는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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