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가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을 기념해 방송할 3부작 특집에 참여한 박찬호선수 서면인터뷰에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아본 사람이라면 다 공감할 겁니다. 대한민국을 기념하는 작품을 보면 지나치지 못하는 의무감, 습관 같은 게 있지요."
"국가대표 시절 일본과의 경기는 당연히 이겨야 했고, LA 다저스 시절에는 한국 언론에 의해 노모 히데오와 항상 비교됐다. 한국과 일본을 다루는 방송이라 눈이 갔다"
"아이들에게 아빠로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해주고 싶었고, 역사를 보고 듣는 게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콘셉트도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웠고, 마음이 아팠고, 마지막으로는 부끄러웠습니다. 임시정부와 독립운동가의 유적들이 100년 후인 이 시점에도 특정할 수 없는 곳이 많았고, 특정할 수 있는 곳도 중국 재개발 등으로 제대로 보존된 곳이 드물었거든요. 딸들에게 내가 본 유적에 대해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충칭)도쿄 마을은 임정 요인과 가족들이 1940년부터 광복할 때까지 산 곳인데, 1천200평 공간에 무려 200명이 살았다고 한다. 비좁았지만 대가족처럼 살며 하루하루 궁벽함을 버텨 광복을 이뤄낸 공간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버려진 공장 구석에 표지석 하나 남아있더라"
"가장 감정 이입했던 독립운동가는 윤봉길 의사입니다. 상하이에서 배정된 방이 윤봉길의 방으로 명명됐고, 다음 날에는 윤봉길 의사가 중국 망명 후 1년간 직업으로 했다는 세탁일을 저도 했어요. 셋째 날에는 그의 예정된 죽음의 길을 따라나섰죠. 그러면서 윤봉길 의사와 저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20대 초반 타국에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 갔고, 뭔가를 던지는 것으로 승부를 보려 했으며, 그 던지는 현장이 몇만 명이 있는 공간에서 이뤄졌죠. 그분이 25세에 조국 독립이라는 짐을 끌고 갔듯 저는 25세에 외환위기로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이 돼야 한다는 짐을 졌습니다. 물론 제가 윤봉길 의사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경험이 그를 체험하는 시간 속에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세 딸의 아버지인 제 입장에서, 두 아들의 아버지였던 윤봉길 의사가 그렇게 의연하게 죽음이 예정된 길을 간 게 참 위대해 보였다"
"[3부작 드리마 중에서 광복군이 받은 미국 전략사무국(CIA 전신) 훈련역할] 교관들이 특전사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분들이셨는데, 훈련이 계속될수록 저조차 말이 줄고 심호흡과 신음이 늘었다. (하지만 이렇게 강도 높은 훈련을 받던 광복군은 작전을 수행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조국의 해방을 맞았다. 박찬호는 이를 두고) 한 투수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연습하다 다쳐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상황과도 비슷했을 것 같다. 팀이 우승했대도 기쁘기만 하겠나. 회한으로 남을 것이다"
"가장 가슴이 뜨거웠을 때는 메이저리그에서 첫 승을 거뒀을 때입니다.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로서 제가 제대로 해내지 못한다면 한국 야구는 세계 무대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까 봐 걱정이 많았거든요. 상하이 임시정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도 그와 비슷합니다. 가장 어려운 시절을 견딘 '시작'이었으니까."
"독립운동가들을 위대하게 만든 건 그들의 타고난 재능과 특별한 노력이 아니라,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을 위해서 참는 꾸준함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좀 알겠어요. 대단한 게 애국이 아닙니다. 각자 열심히 일하고, 주위를 돌아보고 공익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겁니다. 독립운동가들이 그랬듯 하루하루 그렇게 살아 습관으로 만드는 것. 임시정부 사람들도 이것으로 대한민국을 만들었는데, 달리 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출처 : 연합뉴스 2018-12-21 https://m.yna.co.kr/view/AKR20181219126000005?input=feed_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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