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학교 친구들을 불러 생일잔치를 해주겠다고 약속을 했다.
다른 친구들은 해마다 생일 때면 친구들을 모두 불러 피자집에서 생일잔치를 하는 모습을 보며 부러운 듯 자기네도 생일잔치를 해주면 안되겠냐고, 친구들을 초대해서 밖에서 생일잔치 한번 해보고 싶다고 조르곤 했다. 그럴 때면 두녀석이라 부담이 되었던 터라 "너희들은 혼자가 아닌 두녀석이라 돈이 두배로 든단 말야"하며 안된다고 버텼는데, 이제는 초등학교 마지막 생일이라 지난번 아내 제삿날에 처형과 처조카딸인 지영이가 생일잔치를 해주겠다고 약속한 모양이다.

쌍둥이들 원래 생일은 양력 11월 10일인데, 하필이면 그 날이 아내 기일과 겹쳐 아내 제사는 음력으로, 쌍둥이들 생일은 양력으로 해주고 있다. 11월 10일이 화요일이라 친구들과 서로 만나서 놀기 좋은 일요일에 생일잔치를 해주기로 했다. 일주일 내내 생일잔치날을 기다리며 친구에게 돌릴 초대장을 파워포인트로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니 '힘들어도 진즉 한번 생일잔치를 해줄껄~~'하는 후회감도 든다.

생일잔치에 초대할 친구를 선별하느라 서로 상의하는 모습, 컴퓨터에서 생일초대장을 만들고, 집에 프린터가 없다보니 컴에서 만든 생일초대장을 페이펄문구에 가져가 칼러로 출력을 해오는 것 까지는 화기애애했지만, 초대장 갯수를 가지고는 금요일과 토요일 내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다퉜다. 재명이가 만들어온 초대장이 14장, 재윤이는 처음부터 8장을 사용하겠다고 했고 재명이는 6장을 쓰겠다고 했다가 재명이가 마음이 변해 똑같이 7장씩을 나누어쓰자고 우기는 바람에 재윤이가 이틀동안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결국은 재명이가 한장을 양보하여 처음과 같이 재명이가 6장, 재윤이가 8장을 쓰는 것으로 정리되었지만 새삼 두 녀석의 황소고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요일 밤에도 내일 생일잔치를 할 생각에 설레어 잠이 오지 않는다고 밤 늦게까지 엄살을 부리던 녀석들... 밤 11시 30분이 넘으니 겨우 잠들었네. 쌍둥이들이 서로 아웅다웅 잘 싸우기도 하지만 그래도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내를 잃은 아픔과 내 가슴의 빈자리를 채워가곤 한다.

그래 너희는 이 애비의 희망이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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