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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마을친구들 모임으로 정동진으로 1박 2일 해돋이 여행을 다녀왔
다. 지난달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기금실무자 교육을 마무리하고 15일부
터 24일까지 10일간 스페인 여행의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친구모
임을 참석했는데 나름 의미가 있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편한 친구들과의 모임과 교류는 편안하다. 또한 마을친구들 중에는 대기업
임원도 있고, 중소기업 CEO, 중소기업 관리자, 자영업자, 프리랜서, 회사에서
명퇴한 후 재취업한 친구들 등 각 지역에 다양한 모습으로 분포되어 있어 배
울 점 또한 많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사항은 세가지이다.
첫째,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
타내고 있었다.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에 이어 2018년
에는 7530원으로 2017년 대비 무려 16.4% 인상되었다. 특히 최저임금은 외
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우려를 하
고 있었고,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기
업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되기에 적자를 내지 않으려면 인력구조조정이 불가
피하다는 고충을 토로하며 실재로 직원을 얼마정도를 줄일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았다. 종업원들의 소득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려는 정부 노
력이 오히려 종업원들의 고용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기
업복지는 임금의 보완성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 기업복지는 자연히 후순위로 밀리거나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오
른 임금도 감당하기 벅찬데 무슨 기업복지냐는 중소기업 CEO의 말에서 올해 기업복지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는 불길한 느낌이 든다.
둘째는 기업복지가 기업성과와 연동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느낌이다. 함께 모
임에 참가했던 친구 중에는 대기업 임원이 있었는데 그 회사는 그룹사 내 보
유하고 있는 휴양시설을 이용시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금액을 그룹사 경영실
적으로 차등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가령 경영실적이 우수한 A그룹 임
직원은 이용요금의 70%를 회사에서 지원해주고 차상위 B 그룹은 60%, 중간
C그룹은 40%, 하위 D그룹은 30%, 최하위 E그룹은 20%를 지원해주려는 계획이었다. 그룹오너 입장에서는 일을 열심히 한 만큼 또 다른 형태의 보상을 해
주면서 경영을 독려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업복지를 경영성과와 연동시키려는 시도는 회사 내에서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말 우수부
서 포상이다. 연말 우수부서 포상금이 수백만원 내지는 수천만원까지 지급하
는 회사가 있는데 1인당 환산하면 수백만원씩 되기도 한다. 이것도 회사 경영성과가 좋아야 이런 복지제도를 유지할 수 이있다.
셋째는 기업복지의 양극화가 심화되리라는 예상이다. 대기업들은 강력한 노조가 있어 기업복지제도의 축소가 쉽지 않은 반면 중소기업은 회사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기업복지제도이다. 실재 SNS상에는 본인이 다니는 회사가 중소기업인데 회사가 최근 어려워져 기업복지제도가 유보 내지는 폐지, 삭감되었다는 글을 자주 읽을 수 있다. 이렇게 한번 축소되고 폐지된 기업복지제도가 다시 회복되고 부활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모 대기업은 한때 사옥 각 층마다 최고급 커피머신을 설치하여 임직원들이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었는데 불과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무료 커피자판기를 모두 철수해버렸고 이후 회사 경영실적이 회복되었는데도 무료 커피자판기는 다시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경영이 어려워질수록 기업복지의 양국화는 점점 심해져가는데 이는 기업복지 뿐만이 아니다. 부의 양극화도 마찬가지이고 이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공통된 현상인데 어찌 하겠는가?
작년 12월 스페인 여행에서 현지 가이드에게 스페인 회사(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의 기업복지 양극화에 대해 질문을 하니 스페인도 근로시간이나 임금, 기업복지는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종업원들은 당장 일손이 딸리니 야간 작업을 해야 하고, 법정 근로시간도 의미가 없다고 한다. 사업체 규모가 커지면 노동조합이 생기고 노사분쟁이 발생하니 스페인에 큰 공장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였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공무원, 공기업, 대
기업에 목을 내는 이유가 이러한 공기업과 대기업, 중소기업의 고용조건과 근무조건, 임금과 기업복지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누
가 취준생들에게 손가락질을 할 것인가? 2016년과 2017년 현대중공업 임단협 결과에서 종업원자녀와 정년퇴직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을 삭제한 것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기득권을 포기한 진일보한 조치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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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기업복지&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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