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일어나 아침 먹어요"
"그리고 여기에 나물류, 여기는 수박 썰어놓은 것,
이건 김치찌게 끓여놓은 것...... 오늘 밤 늦게 올거니까
아침, 점심, 저녁까지 잘 챙겨먹고, 윤이 오면 같이 먹고"
냉장고를 열어 밤새 장만한 반찬을 보여준다.
어제부터 아내는 마음이 들떠있었다.
속 썩이지 않고 지 알아서 잘 해주는 둘째자식.
자식 얼굴도 보고, 방 청소도 해주고 인턴생활 고생하는
자식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한끼 챙겨주고 싶은
어미의 애틋한 마음을 내 어이 모르랴!
현관 1층에서 신문도 가져다놓고
식탁에는 비벼먹을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숙주나물, 콩나물,
시금치나물, 가지나물, 애호박나물 5가지에 고추장,
참기름까지 놓여있다.
"어여 출발하시오. 내걱정 말고, 내 나이가 몇인데.
날 더워지고 고속도로가 밀리면 운전하기 힘들텐데........"
학회지 게재 논문작업 때문에 함께 못가는 나에게
미안한지 아내는 떠나면서 말한다.
"당신 오늘 종일 자유야~~"
일이 밀려 있는데 내가 잘 곳이 어디 있다고..... 휴~~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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