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커피 한잔 사드릴께요"
"(커피 한잔이 4000원인데 이걸 팔아서 얼마나 번다고) 호의는
감사하지만 사양하겠습니다. 생활에 도움이 되시길 빕니다"
"그래도......"
"어여 가보세요" "
연구소에 출근하는데 지하 주차장 입구 분리수거를 하는 곳에서
폐기물을 모으는 아저씨를 보고 신문지를 가져가실려나 물으니
가져가겠단다. 1년동안 모아둔 신문이 꽤나 쌓였다. 그 많은 신문을
들고 지하 2층까지 내려가려면 힘도 들고, 또 수거업체에 주느니
어려운 분에게 주고 싶어 이번주 내내 폐기물을 주우러 다니는 분을
찾던 참이었다.
나도 도와주니 신문이 금새 리어카에 가득 찬다.
아저씨가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아저씨는 자신이 노숙자라고
신분을 밝힌다. 대한민국에서 노숙자라는 신분을 스스로 밝히는
것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요즘 지하철 다리 밑에서 잠을 잔다고
했다. 입고 있는 옷이며 몸이 며칠 씻지 못한 것 같다. 그렇지만
남에게 절대 피해주지 않고 당당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여 돈 많이 버세요"
"사장님도 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세요"
잠시후 다시 연구소 문을 두드리는데 옆 편의점에 가서 베지밀
한병을 사가지고 와서 나에게 건넨다. 커피는 정중하게 사양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사양을 하지 못하겠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통했나.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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