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삶은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사람의 역사는

그가 꿈꾸어 오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기도 하다. 내가슴

속에는 지난 33년간 아쉬움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982년 대학 4학

년 때 제주도에 졸업여행을 갔을 당시, 한라산 정상을 목전에 두고서 산행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때는 '다음에 회사에 취직하면 시간도 많고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될테니 그때 다시 오면 되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시간이 한라산 정상을 오를  기회는 좀처럼 허락되지 않았다. 그 이후 제주도

에만 다섯번을 왔는데도 일행들과 동행하다보니 나 혼자서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한라산을 지척에 두고서도 번번히 포기해야 했다.

 

작년말 고향 마을친구 모임에서 제주도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자 이번에는 반

드시 한라산 등산을 하기로 작심했다. 공교롭게도 7박 8일 시베리아 횡단여

행과 여행일정이 중복되자 시베리아 여행을 포기하고 제주도 여행으로 결정

했고 지난 5월 23일부터 25일 2박 3일 여행 중에 24일 하루를 택해 제주도

한라산 등산의 꿈을 이루었다. 성판악에서 오전 9시 20분에 출발하여 백록담

까지 편도 9.6㎞킬로미터로 4시간 30분이 걸렸고 하산길에 관음사코스가 낙

석으로 폐쇄되는 바람에 다시 성판악으로 내려오니 오후 5시 30분이 되었다.

 

한라산 산행을 시작하면서 걱정이 되었다. 50대 후반으로 들어선 나이에 더

구나 아내와 함께 내가 과연 1,950m의 한라산 정상까지 무사히 오를 수 있을까? 평소에 등산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 그러나 33년간 가슴에 묻어두었

던 꿈을 펼칠 수 있다는 설레임과 이번이 아니면 뒤에는 한라산 정상을 밟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없겠다는 하는 긴장감, 이번 기회에 내 건강상태를 테스트

해 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한라산을 오르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사람은 자신

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 힘들어도 힘든 줄을 모르며 신이 나서 일을 하게 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마치 지난 23년간 내가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하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사복금 일이 좋아서 휴일도 반납하고 야근도 밥먹

듯하며 살았던 것처럼.

 

한라산을 오르는 내내 1993년 2월 16일부터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

직하여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처음 맡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생각했

다. 처음으로 맡았던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는 황당 그 자체였다. 전 직장에서 영리회계 중 관리결산과 실행예산을 담당했던 나에게 비영리회계는 너무

도 생소했다. 참고할 수 있는 책자도 없었고. 세무회계는? 법인세신고는? 고

유목적사업준비금이 뭐지? 고유목적사업? 생소한 단어 투성이였다. 그나마

전 직장에서 관리회계와 세무회계의 이익금이 너무 큰 차이가 발생하자 회장

님 지시로 두 회계의 차이를 최소화하라는 지시가 내려 가장 큰 요인이었던

감가상각충당금과 퇴직급여충당금, 대손충당금을 월별로 분할하여 반영하면

서 세무회계를 독학으로 공부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너무도 생소했던 비영리회계를 포기하지 않고 부족한 지식은 외부교육에 참

석하여 보충하고 그래도 부족한 사항은 회계전문가를 쫒아다니며 배웠다. 오

직 배워야겠다는 열정, 내가 불모지인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처리의 기준을

세우겠다는 오기가 이번 5월 24일 한라산 정상을 오르게 만들었던 열정과 오

기와 너무도 흡사했다. 한라산 1,950m 정상에 오르니 백록담에는 물이 조금

고여 있었고 화산암에 백록담 표지석만이 덜렁 있었지만 33년간 늘 아쉬움으

로 남아있던 가슴속 못이룬 꿈 하나를 이루었다는 뿌듯함과 보람, 내 자신에

대한 건강상태도 확인하여 자신감을 채워서 내려왔다.

 

"사복금 업무를 두려워 말고, 걱정하는 그 시간에 도전해서 업무를 배워라"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처음 맡아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사복금 실무자들

에게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사는 내내 두

려움과 걱정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막상 부딪쳐보면 그다지 어렵

지도 않은 일인데 자신이 먼저 어렵다고 지레 우리벽을 치고 피하는 것은 아

닌지, 피한다고 영원히 피해지는 것도 아니거늘.......

 

경영학박사 김승훈(기업복지&사내근로복지기금)
사내근로복지기금허브 (주)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www.sgb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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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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