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서울에 사는 초등학교 남자 동창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하여 KBS열린음악회를
보며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집사람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에게 했던 약속
"열린음악회에 부부동반으로 꼭 초청하겠다"는 것을 정확히 8개월만에 지킨 셈이다.

역시 친구들은 만나도 부담없고 반갑기만 하다. KBS를 처음 와보았다는 친구들이 대다수였다.
여기 근무하면서 그 흔한 열림음악회 한번 구경시켜주지 못했으니 나도 어지간히 세상이나
친구들과 담을 쌓고 살아왔나 보다. 구내식당에서 저녁식사 요금에 추가하여 식사를 주문하여
식사를 하고, 열린음악회 관람을 하고 호프집에 가서 마무리를 하였다.

문제는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집에 가려는 찰나, 절친한 분에게서 전화가 와서 비도 오는데
같이 호프 한잔 하고 싶다고 하여 2차를 가게 되었는데, 결국은 술자리가 새벽 3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상대는 사장님이라 다음날에도 대충 보낼 수 있지만 나야 그럴 형편이 아니어서 서둘러
가자고 재촉하여 겨우 그 시간에 일어설 수 있었다.

집에 들어가 겨우 두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출근하여 정상적으로 일을 하려니 힘들었다.
보통 하루에 5시간씩을 잠을 자는데 그중 하루라도 생활리듬이 깨지면 그 후유증은 며칠이 간다.
예전에는 하룻밤을  꼬박 새고서도 거뜬했는데 갈수록 정상 생활리듬을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더구나 어제는 개인 일정이 매우 타이트하게 짜여진 날이었다. 다다음주에 열리는 한국생산성본부
"전략적 복리후생관리" 강의 원고를 업무시간 중 틈틈히 마무리하여 전송해야 했고, 점심 때는
모 기업의 노동조합위원장 및 집행부와의 간담회를 겸한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저녁 7시부터는
SERI포럼 채권관리자협의회 세미나가 예정되어 있었다. 회사에서 하는 업무중 종업원대부가 있기
때문에 채권확보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포럼에 가입한지는 꽤 되었으나 실제 세미나에
참석하기 시작한지는 지난 6월부터였다. 좋은 강의 내용과 실전경험이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된다.

낮의 두가지 일을 무사히 마치고 저녁때 세미나장소인 증권거래소 별관에 도착하니 오후 6시 50분!
아직 저녁을 해결하지 못했고 여기저기 바쁘게 뛰어다닌 탓인지 허기가 느껴져 지하 가게에
내려가 혼자 의자에 앉아 빵 한조각에 우유를 먹으며 하기를 달려려니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집에서는 가장에 애들에게는 아빠 겸 엄마 역까지 해냐야 하는 싱글대디, 직장에서는 관리자로서
1인 다역을 해내려니 몸과 마음은 고달프기만 하다.

나에게 주어진 고통과 생활의 무게를 감당하며 혼자 헤쳐 나가야 하는 현실이 외로웠는지 모른다.
지난 시간은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오늘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신세 한탄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그러나 남들보다 더 열심히 살려고, 이 나이에 퇴근후에도 자기계발을 위해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내 모습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서글프지만,
한편으로는 꼭 내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말겠다는 각오를 더욱 강하게 다지게 된다.

강의시간 중 절반정도는 졸음과의 싸움이었지만 오직 열정 하나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새로운 영역의 지식을 배워가며 내 자신의 그릇을 키워간가는 것에 위안과 자부심을 느낀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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