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어제 교육과학기술부 민원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난 6월 29일 청와대 국민신문고에 한국장학재단이 재혼한 가정의 자녀에 대해 다자녀혜택을 주지 않는 것에 대해 청원을 했더니 교육과학기술부에 배정되어 결국 재혼 가정의 자녀도 부모와 주민등록이 함께 되어 있고 실제적으로 부양을 하고 있다면 다자녀 혜택을 주는 것으로 결정이 되어 혜택을 볼 수 있게 제도개선을 했으며 앞으로 모든 재혼가정 자녀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을 적용한다는 결과를 알려주었습니다. 우리나라 가구구성에서 한부모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이고, 이혼율 증가와 재혼가정이

늘어가는 사회 변화에서 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입니다.

저는 지난해 재혼을 하여 제가 자식이 셋, 아내가 둘 합해서 다섯자식을 실질적으로 부양하고 있는데 아직도 한국의 각종 행정제도는 혈연주의에 의해 처리되고 있어

아내의 자식은 입양을 해야만 제 성으로 바뀌고 비로소 자식으로 각종 공제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자식에게 입양을 하고

성을 바꾸라고 하면 좋아할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올해 2월 10일에도 2011년 연말정산을 하면서 둘째와 셋째 자식에 대한 기본공제와 교육비공제로 국세청 콜센터와 통화를 하는데 재혼한 경우 자녀 기본공제 혜택을 받으려면 무조건 입양을 해야만 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저는 소득세법 제50조제1항제3호와 소득세법시행령 제106조제6항제2호에 의거 명백히 가능한다는 의견이 맞섰는데 국세청 콜센터에서 긴급 자체 회의를 열어서 결국은 소득세법시행령제106조제6항제2호 조문 그대로 해석하자는 제 주장이 받아들여져서 앞으로 재혼가정의 경우에도 주민증록등본에 함께 등재되어 있고 실질적으로 자식을 부양을 하고 있다면 연말정산 배우자의 자식도 기본공제 및 교육비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주었고 앞으로 재혼가정의 자녀에게도 이를 적용해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번의 경우도 문제의 발단은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직원의 무성의한 답변이었습니다. 국세청 콜센터의 전향적인 해석을 소개하며 다자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선처를 요청했는데도 입양을 해야만 가능하다, 그런 민원은 나는 모르니 홈페이지 상담방에 올리시라, 윗분과 통화를 하고 싶으니 연결해달라고 해도 나는 모른다 이름과 전화번호를 왜 가르쳐주어야 하느냐 가르쳐줄 수 없다는 쌀쌀한 답변이었습니다. 저와 아내는 너무도 불합리한 처사이기에 국민신문고와 국가인원위원회에 청원을 하였고 결국 한국장학재단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고 위로부터의 제도개선을 주문받고서 고쳐야 하는, 고치고서도 욕을 들어먹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사내근로복지기금 또한 마찬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수행하는 목적사업에 대해 직원들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많은 요구를 합니다. 제도운영이 잘못되었다, 제도를 바꾸어라, 혜택을 늘려라... 기금 관계자들은 안된다고만 하지 말고 일단 직원들의 말을 듣고 사리를

판단해야 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방법에 제도적인 모순은 없는지?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영되고 있지는 않는지? 억울하고 선의의 피해자는 없는지? 그들을 구제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재원은 충분한지 등등 고민을 하고 직원들을 설득하고 필요하면 제도개선을 해나가야 직원들로부터 '탁상행정'이니 '기계적인 행정처리를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느낀 점은 복지는 그저 주지 않는다는 것, 결국 투쟁을 해야 정당한 내 권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결정에 도움을 주신 국민신문고, 교육과학기술부,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장학재간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카페지기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