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본인 계획대로 삶을 살기는 어렵다.
중간에 여러 복병이나 돌발변수를 만나게 된다.
그런데 지혜로운 사람은 미리 미래를 대비하고, 암초를
만나도 잠시 휘청하다가도 재빨리 중심을 잡는다.
그래서 장기적인 삶의 목표나 신념이 필요하다.
오늘 고향 여자친구 모친상 조문을 다녀왔다. 코로나19
때문에 나도 남들처럼 조의금만 부치고 코로나 핑계대며
가지 않으려 했으나 그 친구의 평소 왕성한 활동성과
친구들을 위한 봉사노력에 마음을 바꾸고 조문을 다녀왔다.
역시 장례식장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감이 돌았다.
한 시간을 머물러 있었지만 그 친구 조문객이 나 외에 단
한 명도없다. 그 친구는 카톡과 문자메시지만 들여다보고
있는데 말로는 코로나 때문에 그렇겠지 하지만 얼굴에는
서운만 표정이 역력하다. 시간을 내어 조문을 오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8년간 어머니가 앓아 병원에 계셨다는 이야기에 나도 미리
생명연장장치 거부 조치를 취해두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지금껏 다섯 자식들이 공평하게 매월 40만원씩 에누리 없이
갹출하여 어머니 병원비에 사용했다는 말에 현명함이 느껴진다.
지난 8년간 월 200만원정도 드는 병원비를 모두 자식들이
갹출한 돈에서 처리했다고 한다.
긴 병에 효자, 효녀 없다는데 참 잘한 조치이다. 부모가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면 병원비 부담과 간병 문제로 자식들간
갈등과 불화가 생겨 남남처럼 지내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친구 가족은 누군가가 정리를 잘 한 것 같다.
또한 부모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면 사전에 노후자금을
여유있게 준비해야겠다는 미션도 함께 느꼈다. 어느 기사에서
일본인이 죽기 전까지 쓰는 노후의료비가 개인당 평균 3억원정도,
한국인은 7~8000만원 정도로 기억되는데 앞으로 10년 후에는
한국도 인당 평균 노후의료비가 일본처럼 2~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비가 인당 이 정도이니 부부일 경우 4~6억원, 여기에
생활비와 품위유지비를 더하면 60세 남자는 40년을 더
여유있게 살려면 주택 빼고 저금리를 계산하면 얼추 현금이
20~30억원은 더 필요하겠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식들에게
더 이상 들어가는 돈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필요한 노후자금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남은 과제는
딱 두 가지.
첫째, 자식들에게 지출되는 비용을 과감히 줄이고
둘째, 근로소득 창출이 어려우면 사업수익 내지는 투자수익을
한 푼이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는 것. 투자수익이 좋은 대안인데
그만큼 치열하게 주식과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
직장에서는 은퇴를 했지만 긴 인생 여정에서 부족한 노후자금
창출을 위해 본인 스스로 은퇴를 수용하지 못하는 각박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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