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를 하면서 많은 일을 경험합니다. 저는
회사를 볼 때 그 회사의 기업문화를 가장 먼저 살피는 습관이 있습니
다. 아마도 그것은 기업복지가 제 관심분야이기에 늘 피부로 느끼는
것의 일부가 되어버린 듯 합니다. 그 회사의 기업문화를 보면 그 회사
가 어떠한 회사인지를 곧 파악알 수 있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
를 하면서 많은 기업들을 상대하고 있는데 한가지 특징이 있음을 느끼
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에서 그 특징이 강하게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합니
다. 자부심이 너무 강하다 못해 때론 넘쳐흘러서 회사와 자신을 종종 동
일시하는 경향의 생각과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소위 '갑'의 행동을 서
스럼없이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하면
서도 늘 본인들이 하는 업무처리가 가장 잘되어 있고 업무처리 방식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확실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제법 있습
니다.
그러다 사내근로복지기금 관련 법조문들을 찾아서 들이대면 그제서야
얼굴을 붉히며 자신은 몰랐고 전임자의 잘못으로 돌립니다. 당장 상부
의 지시로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정보가 아쉬울때면 전화를 합니다.
당장 컨설팅을 받을 것처럼 둘러대며 내부 품의를 하는데 필요하다며
숨이 넘어갈 듯 뻔지르르한 방법으로 절차와 자료에 대한 것들을 하루
동안 쉼없이 해대면서 필요한 것을 달라고 생떼 아닌 생떼를 쓰듯 하기
도 합니다. 하도 딱하다 싶고 매정하게 하기도 그런 상황이 되어 못이긴
척 자료를 주면, 받는 그 순간 연락이 뚝 끊깁니다. 필요한 자료를 손에
넣고 그것으로 어찌해볼 수 있겠다 싶으면 컨설팅이란 말은 쏙 들어가
다 못해 연락두절 상황이 되어버리는 적도 있습니다.
기다리다 혹시나 하여 통화를 하게 되면 내부에서 자신들이 직접 업무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마치 그래서 어쩔건데
하는 식으로 도도하게 말합니다. 외부에 맡기면 이러이러한 비용이 드는데
자신이 노력하여 일 처리를 하여 회사 비용을 절감시켰다고 그 일에 대한
공을 자신으로 돌렸다는 사실을 한참 뒤에 다른 사람에게서 전해들을 때는
참 씁쓸합니다. 그러다 일이 꼬이고 난관에 봉착하여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저에게 전화를 못하고 회사내 다른 직원을 시키거나 회사와 거래하
는 노무사, 회계사, 세무사들을 동원해서 전화를 대신 하게 하고, 추가로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때는 이미 그 회사의 기업문화를 파악했기에 담당자가 누구이고 그 사람이 하겠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으니 그분에게 문의하라고 저도 완곡하게 거
절해버리게 됩니다. 왠지 모를 반듯하지 못한 처신에 무반응으로 저는 대응
하는 편입니다. 그것은 올바른 행태는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 직원들은 대체로 정이 있고 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미안해하며 상대의 전문성이 아쉬우면 정확하게 표현하면서 인정하고 머리숙여 겸손히
다가 오기에 저도 편안하게 대화가 되고 저로서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최대한 많은 협조를 해주는 편입니다. 거래가 끝난 후에도 많은 부분을 코칭하며 도와주게
됩니다.
회사 직원들의 곧 회사의 얼굴입니다. 회사 직원들의 언행은 곧 그 회사의
신뢰와도 연결이 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희망사항만
충족되면 상대가 상처를 입던, 상대에게 배신감을 주던, 그건 아무래도 상
관없다는 식의 사회의 전반적인 불신현상이 기업문화에도 어느정도 정착화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의 불의한 행동이 당연시 되는 직장문화, 어떤
식으로든 문제를 해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의식구조는 단시간에는 효율성과
원가절감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더 큰
정보와 올바른 해결책을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반복되어 쌓이면 문제는 다른 곳에서 일어나기 마련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년에 어느 대기업은 자신들이 요구사항을 모두 반영하여 만든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계약서를 사전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무례를 범하기도 하였는데 공교롭게도 그 회사가 올해 사고가나는 모습을 보고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누리고 많이 가질 위치에 있고, 높은 곳에 자신이오른 것 같겠지만 모름지기 그럴수록 더욱 겸손해야 함을 실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주)김승훈기업복지연구개발원/사내근로복지기금평생교육원 공동대표
(http://cafe.naver.com/sanegikum)
(02-2644-3244):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46번지 쌍용플래티넘노블1층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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