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는 희망의 씨앗이지요. 바람이 불면 그 씨앗이 여기저기로 날아가잖아요. 제 시가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이해인 수녀의 첫 시집이 '민들레의 영토'이다)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 해야 이겨낼 수 있어요?
"평상심으로 생활하는 습관이 배어있어야 상처를 덜 받는 것 같습니다. 인간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도록 좋은 책을 많이 읽어두는 것도 비결이라고 봅니다."
-'희망은 깨어있네'라는 시집에서 '옷 정리'를 읽어보면 마음이 아파오더군요.(한 사람이 살아온 흔적을/단번에 지우는 일이 어렵다고/옷장 속의 옷들이/저마다 한마디씩 거드네/지상에서 /내 육신이 떠나면/필요없는 옷들에게/미리 작별인사 고하면서/눈물이 나네)
"호스피스 단체의 모임에서 그런 시를 낭송해 주면 모두 눈물을 흘려요. 저만 아픈 게 아니잖아요. 서로 몸과 마음이 아파서 그래요. 수술하고 나서 물 한 모금 마시기 힘들어하는 제게 어느 날 영양사가 하는 말을 시로 지은 것도 읽어 주었지요. '물도/음식이라 생각하고/아주 천천히 맛있게/ 씹어서 드세요' 라는 시이지요. 저는 그들에게 힘을 내라고 격려하지요. 그러면서 어느 날엔가 제 입에서 쏟아진 모든 말들이 유언이 되고 제가 썼던 글들이 유작이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눈물이 핑 도는 걸 느낄 때가 있어요."
-'비움'이나 '힐링'이라는 말이 과용 되거나 남용되고 있습니다.
"글쎄요. 우리는 비움이나 힐링 뿐 아니라 온갖 좋은 말을 다하지만 그 단어의 뜻대로 살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글로벌이란 말도 너무 많이 하지만 우리 자신은 아직도 협소하고 근시안적인 삶의 태도를 버리지 못하는 걸 자주 발견하게 되던데요. 말부터 할 것이 아니라 그냥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로 그날그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만…남에게 바라기 전에 내가 먼저 솔선수범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선 부모가 먼저 본이 되고 학교에선 교사가 본이 되고 나라에선 다스리는 사람들이 본이 되는 그런 모습이…."
-생로병사로 얽힌 삶은 온통 고통뿐인가요? 희망을 가지고 삶을 이끌어 가는 자세란 어떤 것인가요?
"희망이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지요. 한 번 밖에 없는 자신의 삶을 우선 감사하며 크고 작은 아픔과 시련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다면 거기서 살아가는 힘과 지혜가 싹 튼다고 봅니다. 그것이 바로 희망이 아닌가 싶어요. 큰 수술하고 나니 살아서 숨을 쉴 수 있는 것 자체가 희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 투병을 통해 들여다본 자신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삶에 대한 감사가 더 깊어진 것, 주변 사람에 대한 사랑이 더 애틋해진 것, 사물에 대한 시선이 더 예민해진 것, 습관적으로 해오던 기도가 좀 더 새롭고 간절해 진 것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 시(詩)란 뭘까요?
"시란 삶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을 사계절 언어로 풀어낸 상징적인 기도이지요."
<동아일보 2012.12.27 웰다잉 칼럼니스트 최철주씨가 이해인 수녀와 가진 대담 중에서>
암투병을 통해 삶에 대한 감사가 더 깊어지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애틋해졌다는 이해인수녀님. 오늘 하루도 희망과 감사, 감동을 안고 시작한다.
'김승훈의 스크랩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6가지 스마일 처방법 (0) | 2013.04.26 |
---|---|
김용준 총리 후보자 사퇴발표(전문) (0) | 2013.01.29 |
김승훈의 스크랩이야기(20121216) -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회 박근혜 후보 지지선언의 전말 (0) | 2012.12.16 |
김승훈의 스크랩이야기 - '설득왕' 되는 법? 'PREP 4단계' (0) | 2012.12.10 |
김승훈 스크랩이야기 - 안철수의 인간마이크 (0) | 2012.1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