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훈의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 제1841호(20121008)

어제는 종일 집에서 조선왕조실록을 읽었습니다. 조선왕조는 이성계가 1388년 5월 위화도 회군을 통해 권력을 장악한 이후 고려 우왕을 폐하고 실권을 잡은 후 이후 조민수에 의해 왕위에 오른 고려 마지막 왕 공양왕마저 폐위시고 

1392년 7월 조선왕조를 개국하여 1910년 8월 29일 한일합병조약으로 일본에게 멸망할 때까지 518년간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왕조였습니다. 이 기간 중

왕은 태조 이성계에서부터 마지막 왕 순종까지 27명의 왕이 지배했습니다.

 

멀리 느껴지지만 조선왕조가 일본에 국권을 넘겨준 지는 바로 102년 하고도 40일밖에 되지 않습니다. 요즘 독도를 두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일으키고 있는데 실록을 읽어가는 내내 수많은 왜구의 침탈이며, 임진왜란, 민비시해사건,

국권침탈까지 수많은 일본의 침략행위에 분노가 치밀기도 했지만 제대로

국론을 통일하지 못하고 파벌싸움을 일삼고 국민들과 국토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당시 지도층의 행태에 반성도 해 봅니다. 72일 뒤에는 바로 대통령 선거가 있습니다. 올바른 지도자를 뽑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제가 조선왕조실록에서 주목한 것은 농민, 즉 근로자들의 분화였습니다.

제24대 헌종 대에는 17, 18세기부터 시작된 사회전반에 걸친 급격한 변화로 농민층의 분해가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도시나 광산으로 흘러들어가

임금 노동자가 되거나 도시 빈민이 되었으며, 부농층과 부상인들이 생겨나면서 천민에서 양민으로, 양민에서 양반으로 신분 상승을 꾀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이때부터 조선 사회를 지탱해왔던 신분질서와 봉건제도의 붕괴조짐으로

나타났다고 보여집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수재와 전염병의 창궐로 민생이

급격하게 악화되었으며 삼정의 문란이 가중되어 살던 곳을 버리고 유랑하는

유민들이 급격하게 불어나 사회불안을 가중됩니다.

 

재25대 철종 때는 삼정(전장, 군정, 환곡)의 문란이 결국은 양민들에게 전가되고 민란과 동학이 태동하게 되는 빌미를 제공합니다. 토지세에 대한 징수인 전정은 본래 토지 1결당 전세 4두 내지 6두로 정해졌는데 정작 전세보다도 부가세가 훨씬 많은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발생했고(부가세의 종류만 43종류) 또 본래 토지를 소유한 지주층이 물게 되어 있었는데 땅을 빌려 농사짓고 있는 농민들에게 전가시켰습니다. 

 

군정 또한 균역법의 실시로 군포 부담이 줄긴 하였으나 양반층의 증가와 군역 부담에서 벗어나는 양민의 증가로 말미암아 계속 가난한 농민에게만 부담이

집중되게 됩니다. 정부에서는 고을의 형세에 따라 차등을 두어 군포를 부과하기 때문에 지방관은 그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 죽은 사람에게 군포를 부과하는 백골징포나 어린 아이에게 부과하는 황구첨정 등을 감행했던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힘이 없는 약자층에게 피해가 집중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

심화됨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환곡은 본래 관에서 양민에게 이자 없이 빌려주게 되어 있는 곡식인데 여기에 비싼 이자를 붙이거나 양곡의 양을 속여서 가을에 거두어들일 때 골탕을 먹이는 등의 수법을 사용해 농민 생활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관리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이 같은 일은 세도정권의 공공연한 매관매직을 통한 관기의 문란과 더불어 세도정권을 뒷받침하고 있는 지방 토호세력의 횡포 아래 빚어진 일이었으며 이런 삼정의 문란이 겹쳐 백성들이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높아져 갔고 결국 민심이 이반되어 민란이 발생하고 동학이 태동하고 조선왕조가 몰락하게

되는 커다란 원인이 되었습니다.

 

작금의 현실도 녹녹치 않습니다. 변화에 잘 대응하여 잘나가는 기업이나 개인들은 계속 부를 축적해 나가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힘든 시기입니다. 상위계층과 하위 계층을 어떻게 조화롭게 끌고 나가야 할지 이것이 최근 대권주자들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인데 결코 녹녹치 않는 과제임을 느끼게 합니다. 당장 사내근로복지기금도 기업복지의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바, 앞으로 많은 변화를 강요당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그 전에 자발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선주자들이 발표하는 정책을 분석하며 나름대로 대응방안을 준비하는 요즘입니다. 덕분에 몸과 마음이 바쁘기만 합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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