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라면 청산유수라 누구에게고 져 본 적이 없는 할머니한분이 있었습니다.이런 할머니 댁에 아주 똑똑한 며느리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 며느리 역시 명문학교를 졸업한 그야말로 '똑 소리'나는 규수였습니다. 하지만 며느리가 참으로 똑똑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이제 저 며느리는 죽었다!"라며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며느리가 들어올 때 시어머니가 처음에 "꽉 잡아 놓지
않으면 나중에 큰일 난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켰답니다. 생으로 트집을 잡고 일부러 모욕도 줬고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가 그냥 조용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럴 분이 아닌데...?? 모두가 의아해 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시어머니의 갖은 호통에도 며느리가 천만 뜻밖에도 의연히 대응하며 전혀 잡히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며느리가 그때마다 시어머니의 발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 번은 시어머니가 느닷없이 "친정에서 그런 것도 안 배워왔냐?" 하며 생트집을 잡았지만 며느리는 오히려 더 공손히 대답하더라는 것입니다.
"저는 친정에서 배워 온다고 했어도 시집와서 어머님께
배우는 것이 더 많아요. 모르는 것은 더 많이 나무라시고 가르쳐 주세요."
이렇게 다소곳하게 머리를 조아리니 시어머니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었겠습니까?
또 한 번은 "그런 것도 모르면서 대학 나왔다고 하냐?"며 공연히 며느리에게 모욕을 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며느리는 도리어 웃으며 더 공손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대학 나왔다고 해봐야 뭐 옛날 초등학교 나온 것만도 못해요, 어머니!"
매사에 이런 식이니 시어머니가 아무리 찔러도 소리가
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무슨 말대꾸라도 해야 큰소리를
치며 나무라겠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것인지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저 시어머니 발 아래로 기어 내려가니 불편하고 피곤한 것은 오히려 시어머니 쪽이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원래 그렇다고 합니다.
상대가 내려가면 반대로 자신이 스스로 더 불편은 느끼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먼저 내려가는 사람이 결국은 편하게 된다는 이치라고나 할까요?
이치가 이런데도 사람들은 누구나 먼저 올라가려고만
하다가 스스로 고민하며 피곤해 빠진다는 것입니다.
결국 나중에 시어머니가 그랬답니다.
"너에게 졌으니 집안 일은 모두 네가 알아서 해라."
시어머니는 권위와 힘으로 며느리를 잡으려고 했지만
며느리가 겸손이라는 내려감을 택해 버리니 아무리 어른일지언정 겸손에는 이길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자~ 그런데 이 내려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느 때는 죽을 것만큼이나 어려울 때가 많은 결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에 겸손보다 더 큰 덕목은 없다고 합니다.
스스로 내려갈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상대를 배려하면서 더 큰 것까지 아는 지혜이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내려가는 것이 바로 올라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디치는 일이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썩지 않고 맛있게 발효되는 인간은 끊임없이 내려가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겸양과 비우기를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러니 내려가는 삶은 명심해야 할 덕목이라는 것입니다.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자신을 겸허히 하는 사람,
부단히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 끊임없이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항상 잠든 영혼을 일으켜 세우는 사람...
이렇게 내려갈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가을을 부르는 상큼한 9월과 함께~
그리고 사색의 계절 가을의 시작과 함께~
늘 샘처럼 솟구치는 인간의 욕구를 조금은 내려놓고
뭔가 하나라도 주변 상대를 위해 나눔과 배려를 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그런 삶이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시간 살아서 뭔가 작은 나눔 하나라도 실천할 수 있는 나 자신의 능력과 실천이 있다면... 인생에 이보다 더 큰 기쁨과 감동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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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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