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밤에 CFO아카데미 '사내근로복지기금 결산실무' 교육원고 작업을 마무리하느라 잠을 자지 못했던지라 집에 와서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거실에서 다투는 소리에 잠을 깼습니다. 시계를 보니 밤 1시 30분, 주변을 둘러보니 쌍둥이자식 둘이서 한참 다투고 있었습니다. 왜 그러는지 자초지종을 물으니 밤에 배가 고파서 사이좋게 음식을 챙겨먹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먹고 나서 설겆이 문제로 두 녀석이 다투는 것이었습니다.
큰애는 각자 먹은 그릇은 각자 설겆이를 하자는 주장이고, 작은 애는 "이왕 설겆이를 하는 거 형이 내 것도 같이 해주면 안되느냐" 뭐 이런 것이었습니다. 피곤했던 탓에 그냥 잠을 자라고 했지만 그 모습을 보니 불현듯 그동안 회사내 기업복지제도나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꼈던 갈등들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몇년전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대학생자녀 학자금지원 문제가 불거졌을때 신구세대간 의견히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대학학자금은 여타 목적사업비에 비해 1인당 금액이 많고수혜를 받는 직원수도 많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는 대학생자녀 교육비지원금은 수혜인원이 적을 뿐더러 1인당 지원금액이 많아 전체 목적사업비 중에서도 차지하는 구성비가 높아 불공평하다며 반발하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우리가 언제 결혼해서 애를 낳아 대학까지 보내겠느냐? 그때까지 회사가 멀쩡하게 존재하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 미래는 불투명하니 차라리 지금 기업복지비용을 1/N으로 나누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반면, 장년층에서는 여지껏 선배들 모시느라 기를 펴지 못했고 이제 막 자신들이 학자금 혜택을 보려는 마당에 젊은 후배들이 이를 문제삼으니 황당하고 서운했을 것입니다.
"너희는 안늙을줄 아느냐? 너희도 곧 대학생자녀를 둘 나이가 된다. 그때 가서 보자"하며 세대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 갔습니다. 한정된 기업복지 예산금액을 놓고 서로 먼저 혜택을 받으려고 신구세대간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나 어젯밤 쌍둥이자식들이 서로 편하겠다고 아웅다웅하며 다투는 모습들이나 똑같았습니다. 모두가 안고가며 풀어나가야 할 큰 숙제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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