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토요일 밤,
밖에는 당신을 그리는
나의 애타는 그리움을 식혀주는 듯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칩니다.

이번주에는 사무실 여직원도
두명이나 여름 휴가를 떠났습니다.

당신 생전에는
매년 8월 초 휴가는
항상 우리 차지였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떠난 이후
그 날을 사무실 여직원들에게
돌려주었습니다.

내가 필요한 날은
마찬가지 남도
필요한 날이기 때문입니다.

장모님은 오늘 아침
쌍둥이에게 말하십니다.
"올해는 수영장도 못가보고
여름 휴가 지나갔네.
쌍둥이들 서운해서 어떻해?"

우리 쌍둥이들 애비 마음을 읽은 듯
"할머니! 우리는 괜찮아요"

나는 신경질적으로 말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가족 흩어지지 않고
함께 사는 것만도 감사해야지요"

말을 해놓고 오늘 내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장모님이 얼마나 섭섭해 하셨을까?
실은 장모님이 콘도를 가고 싶으셨을지도 모르는데...

당신이 하늘나라 가기 3개월 전
나중에 나 없으면 나 생각하고
마시라고 당신이 그 아픈 몸으로
절리고 떨리는 그 손으로 직접 담군
복분자주를 다섯잔이나 마셨습니다.
그만큼 당신이 생각났습니다.

다섯잔을 마시면 취해서
잠이 쉬 올 줄 알았는데
기억이 더 뚜렸해지는 것을 보니
오늘은 잠을 이루는데
꽤나 뒤척거려야 할 것 같습니다.

복분자주가 후두를 타고 넘어가는데
내 가슴이 뜨거워지고
내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데...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정말 힘들 때는
당신이 생각나지 않은데,
한 고비 넘겼거나
여유가 있거나,
쌍둥이자식들이 좋은 성적 받았을 때,
집안에서 웃음이 넘치고
평강을 느낄 때면
그때는 어김없이
당신이 생각납니다.

이 행복,
이 웃음,
이 평강,
당신과 함께 했었으면...

2008.8.2.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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