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있든 없든 가리지 않고 아내를 골방으로 대리고 들어가 한판
해치우곤 했다.
그러자 아내가 민망하게 생각하고 한 궁리를 짜냈다.
"사람이 있거든 한잔 할까하고 신청해 주세요, 그러면 내가 슬그머니
골방으로 들어갈께요. 그러면 사람들은 모두 술을 마시는 줄로만 알 게
아닙니까?"
"거 참 좋은 생각이오."
이리하여 그날부터 한잔 마시는 것으로써 약속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 장인이 찾아왔는데 신랑이 나갔다가 돌아왔다.
그래서 장인 앞에서 아내를 보고 말했다.
"한잔 하는 것이 어떻겠소?"
그러자 아내가 곧 신랑을 따라 골방으로 들어갔다.
얼마 후 내외가 다시 나오는데 보니 얼굴이 시뻘겋게 상기되어 있었다.
장인이 집에 돌아가 아내에게 말했다.
"괘씸한 것들, 딸이란 것이 남만도 못하니 이제부터는 아주 발길도 하지 마오."
하고 화를 내며 말하자 아내가 이상히 여겨 물었다.
"대체 무슨 까닭이세요?"
"내가 술을 좋아하는 줄은 그년도 잘 알면서 골방에 술을 담아 놓고는 저희
내외만 몰래 들어가서 퍼먹고 나오니 그런 도리도 있단 말이오?
이제부터 임자도 그년의 집에 가지 마오. 그년의 집에 간줄 알면 내 다리를
분질러 놓겠소."
아내는 이 말을 듣고 영감이 없는 틈을 타서 살그머니 딸네 집에 가서 딸에게 말했다.
"너희 아버님이 노발대발 하시더라."
"왜요?"
"일전에 너희 아버지가 가셨을 때 너희끼리만 골방에 들어가 술을 마시고
나왔다니 그게 참말이냐?"
"아버님이 오해하신 거예요. 그 일이 여차여차해서 그리 된 것이지 실지로는
술이라곤 없었어요. 술이 있으면 어찌 아버님께 올리지 않았겠습니까?
어머님께서 돌아가셔서 잘 말씀드려 아버님의 노여움을 풀어 드리세요."
하고 말하자 어머니가 집에 돌아와 영감에게 자세히 말했다.
"오늘 딸네 집에 갔었더니......,"
"뭐야? 딸년네 집에 갔었다구?"
"그렇게 화를 내시지 말고 제 말씀 좀 들어보세요. 이 일이 여차여차해서
그리 된 것이지 실상은 술이 없었답니다."
그제야 영감은 노여움을 풀고 말했다.
"그 일이 그런 줄은 내 미처 몰랐군, 그 방법이 심히 묘하니 나도 한잔
마셔야겠네."
"좋소이다."
하여 곧 술을 마신 후에 노파가 말했다.
"한잔 더 하리이까?"
그러자 영감이 말했다.
.
.
.
.
.
"늙은이는 한잔으로도 크게 취하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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