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직원이 장인이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어 요즘 마음고생이 심하다.
오늘 식사를 하면서 불현듯 내뱉는 말이 내 폐부를 찌른다.
"뇌사상태에 빠져있는 장인어른을 보고 있으니 지난 시절에 맏사위로서
잘못한 일과 서운하게 해드린 일만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장인어른과
장모님은 평소 잘 다투셨습니다. 장모님은 다투시면 항상 저희 집으로
피신하곤 했습니다. 그러면 잠시후에 장인어른이 꼭 오십니다. 그럴 적마다
장인어른에게 서운하게 해드린 일이 자꾸 떠오릅니다."

아직 정정하게 활동하실 예순일곱의 연세인데 약 한달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대학병원에서 폐암수술을 하였으나 수술후 경과가 좋지않아
갑작스레 병세가 악화되어 지난주 금요일부터 뇌사상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나도 아내와의 사랑과 만남이 영원하지는 않더라도 백년해로까지는
갈 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결혼한지 18년 7개월도 채되지 않았는데
허무하게 막을 내릴 줄 내 미처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생전에 집사람 고집에는 늘상 지고 살았는데,
눈을 부릅뜨기라도 하거나 언성이 높아지려고하면 그냥 꼬리를 내리고 살았는데,
집안 청소며 화장실 청소, 이부자리 펴고 개기, 음식물 쓰레기 버리기,
쌍둥이자식들 숙제봐주기 등 심부름이나 청소는 알아서 척척 해주며 살았는데
막상 너무도 일찍 내 곁을 훌쩍 떠나고 나니
그동안 내가 해왔던 모든 일들이 부족하게만 느껴지고
이내 후회로 다가온다.

사랑하는 아내와 이렇게 빨리 헤어질 줄 알았으면
더 기쁘게 해줄껄!
하자고 했던일 다 들어주고
더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줄껄!
내몸이 부서저라 일해서 금전적인 고통을 덜어줄껄!

사랑을 지키지 못한 것은 모두 내탓이다.
아내를 먼저 보낸 것은 모두 내탓이다.
이제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아내와의 사랑을 어이하랴!

2008.1.28.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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