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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일요일 아버지 팔순잔치를 고향에서 조촐하게 치렀다. 칠순 때는

마을 민속전통전수관에서 서울에서 잘 나가는 명창까지 모셔서 마을분들이

대거 참석하여 성대하게 치렀지만 지금은 시대가 변하였다. 친척들이나 마

을 이웃 분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자식들과 아버지 형제자매 내외, 마을

친척분들, 마을 동갑계원 부부로 제한하니 30명정도 되었다. 장소는 우리집

이 아들부자라서 여자들이 귀해 아예 읍내 큰 식당으로 정해 여자분들 수고

로움을 줄였다. 비용은 참석하시는 분들로부터 봉투는 일체 받지 않고 자식

들이 1/N 균등분담하여 조달했고 비용은 식사비(참석인원이 적은 대신 식사

메뉴는 소고기로 격상시킴)와 차량비용(렌트비, 주유 및 통행료, 간식대)을

제하고도 남아 마을 노인회에 일부 기부하고 나머지는 모두 아버지께 드리

고 왔다. 기념품도 개인별 선호도와 기호가 달라 종목선정이 번거로운지라 

아예 생략을 하니 비용절감 효과가 컸다.

 

아무튼 우리가 먼저 간편하면서 실속있게 팔순잔치를 치르니 후속으로 잔치

를 치러야 하는 나머지 아버지 갑계분들 우리처럼 해야겠다고 반응이 좋다고 한다. 부조는 혼례나 조사 등에 돈이나 재물을 보내 축하나 애도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부조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물건이건 돈이건 상관없이 자신의 형편에 따라 돕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순수한 예'였는데 시간이 흐

르면서 우리 사회에서 '거래' 관계로 자리잡게 되었다. 우리나라 기록을 보면 1900년때까지는 부조가 상당수 현금이 아닌 물품으로 이루어지다가 지금과

같은 현금부조가 정착화된 것은 1970~80년대로 추정이 된다고 한다. 이제

는 현금봉투가 아닌 계좌이체나 인터넷서비스 방식까지 사용된다니 청첩장

이나 부고장이 '고지서'라고 불리기도 한다.

 

나도 예전 KBS사내근로복지기금에 근무시는 한달에만 경조비로 50만원 이상 지출되곤 했다. 그냥 얼굴만 알고 지내는 사이에도 5만원 밑으로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경조비 금액이 인플레가 되었다. 호텔에서 식을 한다면 식사비

때문에 혼자 참석하려면 10만원, 둘이 참석하려면 20만원을 가지고 가야 했

다. 한마디로 경조사는 '마음'과 '비용'의 짐인 셈이다. 이런 불합리함을 알면

서도 경조사가 발생하면 청첩장이나 부고장을 받으면 안갈수도 없고, 청첩장

을 안주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뿌리 깊은 경조사 문화와도 밀

접한 관련이 있다. 때문에 경조사비는 받은만큼 주는 정확한 '거래'로 인식하

여 자신이 주고 받은 경조비 내역을 꼬박꼬박 기록해두는 사람들이 많다. 나

도 그동안 받았던 경조사비 내역을 기록해두었는데 나에게 도움을 주었던 분

들에게 경조사가 발생하면 같은 금액이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높여서 금액

을 지출하고 있다. 오죽하면 평생 주기만 하고 받을 방법이 없는 독신주의자

들이 요즘 아예 독신을 선언하며 그동안 낸 경조금을 돌려받는 '비혼식' 이벤

트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거래'와 '부담'으로 압축되는 우리나라 경조비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나는 내 자식들이 결혼을 한다면 간편결혼식으로 했으면 좋겠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친척이나 아주 친한 친구나 회사 동료들만 초청하고, 봉투는 사절

하고 축하의 편지나 덕담을 주고받으며 화기애애하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 

그러자면 장소도 크지 않은 곳에서 불필요한 혼례절차도 대폭 생략하고 혼례

비용을 부모가 부담해주는 방향으로 양가에서 양해가 되어야겠지. 일단은 부

모가 자식에게 간편결혼식을 하라고 하고 비용부담을 해줄 정도의 재력을 만

들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자섯자식들 모두가 결

혼을 당분간 또는 아예 하지 않겠다고 하니 간편결혼식 마저 꿈으로 그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경조시나 돈봉투 대신 직접 자필로 쓴 감사의 편지를 건네는 날이 언제 오려나? 우리나라 1이당 국

민소득이 미국이나 영국처럼 되면 그런 경조비 문화가 정착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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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기업복지&사내근로복지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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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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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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