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기업 업무 실무자들과의 모임이 강남에서 열렸다. 지난주에도 외부 약속이 많아
늦게 귀가한 날이 많았는데, 이번주도 그제 월요일에도 저녁 때 교육 때문에 늦었고 오늘도
그렇고 연이틀 계속해서 늦게 귀가하니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몸도 마음도 서서히 지쳐 간다.

대부분 직장이 강남이라 참석하는 사람들의 이용편의를 위해 약속장소를 강남으로 잡다보니
여의도에서는 가기가 부담스럽다. 당초 약속시간보다 10분 늦게 7시 40분에 약속장소에
도착하니 5명이 벌써 와 있다. 총무가 두명이 더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곧장 음식을
시켜 먹으며 모임을 시작했지만 참석하겠다는 두명에게서는 아무런 소식이 없다. 결국
밤 10시가 가까워서 한 사람은 회사 업무 때문에 오지 못한다는 연락을 주었고 나머지
한 명은 끝내 사전에 아무런 통보도 없이 참석을 하지 않았다.

참석하지 못할 것 같았으면 참석이 어렵다고 미리 전화를 주었더라면 1차 음식점에서 보다
일찍 자리에서 일어섰을텐데, 결국 6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그 두 사람을 기다리느라 소중한
한시간씩을 덧없이 보내버린 셈이다. 밤 11시에 호프 한잔씩을 더 하고 헤어지는데 참
아쉬웠고, 그 사람에게 가졌던 좋은 이미지가 실망으로 바뀌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람이 신뢰를 쌓는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 투자가 필요하지만 허무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늦더라도 전화 한 통화만 주었어도 괜찮았는데 전화 한 통화가 그리도
힘들었을까? 오해는 소통의 부재에서 생긴다. 본인이야 너무 바빠서, 정신없이 일하느라
전화하는 것 자체도 깜박 잊었다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어제 경우처럼 상대방은 그 약속을
믿고 소중한 시간과 비용을 들여 그 자리에 참석하여 늦도록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끝내 나타나지 않자 서운함을 넘어 무시당했다는 불편한 감정을 가질 수가 있다. 더구나
지난번에도 약속에 예고도 없이 불참하더니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에 이제는 그
사람이 무슨 약속을 한다하더라도 당분간 진정성이나 신뢰감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자신의 입으로 직접 한 약속이나 편지, 메일로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불가피한
사정으로 지키지 못할 경우는 사전에 상대방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 어쩌면
신뢰감이라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이런 아주 작고도 사소한 그리고 기본적인 약속지키기
속에서 출발하고 갈리는지 모른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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