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오늘 새벽기도회 다녀오셨어요?"
"응"
"목사님이 오늘 어린이날이라고 특별히 어린이들에게 잘해주라고 안그려셨어요?"
"그런 말씀 전혀 없었는데...."
"...."
"오히려 어려운 고난 앞에서 현재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라고 하시던데.."

막내 윤이가 더 이상 할 말이 없는지 그냥 베시시 웃어넘긴다.
이번 어린이날이 마지막 맞는 어린이날이라고 눈을 뜨자마자 합창을 한다.
"할머니는 선물 뭘 주실거예요?"
"형아는 무슨 선물 줄꺼야"
"아빠는 무슨 선물 주실꺼예요"
마치 선물을 미리 맡겨놓기라도 한 듯, 빨리 선물을 내놓으라고 안달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 온다.

'아빠는 뽀뽀 한번, 아니 특별히 뽀뽀 두번 해줄께"
"에이~~ 그런것 말고요. 진짜 선물이요"
"규야~ 극장 상영하는 영화 중에서 우리 가족 모두가 가서 관람할 수 있는 괜찮은 영화
없나 한번 알아봐라"
"그제 밤에 극장 가보았는데 올해에는 볼만한 영화가 하나도 없어요"

"낮에는 치킨이나 사주게"
쌍둥이녀석들이 지난주부터 치킨이 먹고 싶다고 아우성이었다. 한참 크는 시기라 요즘은
고기가 먹고 싶다고 고기투정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장모님께서 녀석들의 고기투정하는
이야기를 기억하시고 이틀전 처남과 처남댁이 어린이날이라고 건네준 봉투를 염두에
두셨는지 점심때 치킨을 시켜주라고 말씀하신다.

"차가 있으면 오늘 애엄마에게나 갔다오면 좋은데, 어버이날은 평일이라 가지도
못하는데....차를 빌릴 수 있으면 한번 빌려보지 그러는가?"
어제 출근길에 정국장님 차안에서 5월 5일 외출계획이 있느냐고 넌즈시 여쭈어보니
공교롭게도 5월 5일날이 장인어른 추도일이라 아침 일찍 부천 역곡을 가야한다고 한다.

사람은 비록 지금 가진 물질이 없어도 가족이 헤어지지 않고 한 지붕밑에서 함께 사는
그 자체가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지 못한다. 비록 내 소유 집도 없어 금년 6월에 집을
팔겠다는 주인집 전화통화에 가슴에 덜컥 내려안고, 차도 없어 집사람이 잠들어있는
청아공원에 가보지도 못하고, 어린이날임에도 주머니를 만지작거리며 쌍둥이자식들
어린이날 선물을 걱정하지만 그래도 한 지붕밑에서 한 솥밥을 먹으며 세 자식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행복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물론 가난하다고 꿈까지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서는 안된다. 분명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경주하며 살 것이다. 지금의 불편이 미래에는 편리함으로 바꾸도록,
지금의 부족함이 미래에는 풍족함으로 채워지도록 내 삶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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