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 말과 삶과 자유 > 글에서....
"나는 판을 달리할 적마다 작품을 손봐 오는 편이지만, 해방 전 신문 잡지에 발표된 많은 시의 거의 다를 이번 전집에서도 빼버렸고, 이미 출간된 시집 < 방가 > (放歌)에서도 27 편 중 12편이나 빼버렸다. 무엇보다도 쓴 사람 자신의 마음에 너무 들지 않는 것들을 다른 사람에게 읽힌다는 건 용납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빼버리는 데 조그만치도 미련은 없었다. 이렇게 내가 버린 작품들을 이후에 어느 호사가가 있어 발굴이라는 명목으로든 뭐로든 끄집어내지 말기를 바란다."
< 한겨레신문 2011.9.22 >
생전에 너무도 깔끔하고 절제된 언행, 교단(경희대 국문과 교수)에서 재직하면서 숱한 문인 제자를 배출했으면서도 그 흔한 (명예)박사학위 하나 받지 않고, 작가는 소설로 말을 할 뿐이라는 신조로 가급적 수필을 비롯한 '잡문'을 쓰지 않으셨던 분.
작가가 판매부수에 신경을 쓰고, 책 홍보를 위해 메스컴에 나서고, 책을 팔기 위해 독자앞에 나가 강의를 하고 강의후에는 작가 싸인회를 하는 요즘, 이와는 대조적으로 작가와 독자 사이에는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독자 앞에 나서기를 극구 꺼렸던 분.
글을 쓴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읽힌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황순원님의 글에서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지조, 곧은 절개를 느낄 수 있어 숙연해진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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