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집사람 병 중에서도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 여름방학 학교숙제 때문에 헤이리마을을 잠시 방문한 적이 있었다. 여름방학 숙제에 견학문 작성이 있었는데, 딱히 갈데가 없었던데다 그동안 수차례 방문하려고 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미루었던 참에 헤이리가 생각나서 무작정 차를 몰고 떠났다.
헤이리는 온라인 카페활동을 하면서 카페지기를 하시는 분이 헤이리에서 영화박문관을 운영하고 있어서 알게되었고 그동안 수차례 오프라인 정모가 있었으나 헤이리와 가까운 일산에 살면서도 기회가 나지 않아 한번도 가보지를 못했었다. 많은 곳을 들러보았으나 아직도 전시관들의 수익모델이 손익분기점을 올라오지 못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입장료도 전시물에 비해 생각보다 비쌌고 볼 것도 마땅치 않았다. 겉보기나 안내선전문구와는 달리 들어가 둘러보고 나올때 본전생각이 날 정도로 실망감이 느껴지는 곳도 있었다.
다만 잊혀져가고 있는 것과 자기가 수년, 수십년간 손떼가 묻어 있고 심혈을 기울여 모은 소장물을 전시하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실과 지금의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들도 머지않아 골동품 취급을 받을 수 있겠구나, 그리고 훌륭한 수익모델이 될 수 있겠구나 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군데에서는 자체 제작한 소품이나 민속공예, 가구를 전시하고 직접 손님에게 판매도 하는데 느낌이 좋았다. 내가 나중에 거실이나 응접실, 서재를 꾸밀 때 꼭 다시와서 내가 필요한 물건으로 직접 고르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헤이리의 강점은 바로 문화예술인의 마을이라는 브랜드가 가지는 파워와 그들만의 제작공간, 전시공간, 공연공간을 동시에 갖추고 일반인들이게 접근을 허용하며 상업화에 성공했다는 점이 아닐까?
영화박물관에서는 카페지기와 약 20분정도 대화도 나누었다. 우리 쌍둥이들이 가장 재미있게 놀았던 곳이기도 하다. 영화속에 나오는 각종 소품들과 영화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일부 소품과 영화포스터들은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스타워즈' 원본 영화포스터는 판매가격이 600만원 금액이 붙어 있었다. 국내 유일의 영화포스터라고 한다. 때로는 비싼 판매단가 때문에 팔리는 품목이 있다고 카페지기는 말한다. 그런 고가물이 통하는 비싸게 가격을 매겨야 팔리는 세상이 재미있다.
농업박물관에는 불과 30-40년전 우리가 보고 이용했고 생활속에 익숙해져 있는 쟁기며, 호미, 써래, 채 같은 농기구와 각종 시골 풍경사진들이 전시되어 어린 도시 학생들을 주고객으로 맞이하고 있었다.
자녀들에게 말로 백번 설명해주는 것보다 이번같이 직접 와서 보여주는 것이 교육효과가 높은 법이다.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집중적인 연구와 자료수집을 하면, 나중 자신만의 핵심역량과 큰 자산가치가 되고 노후에는 이러한 곳에 개인박물관을 열어도 평생 손때 묻혀 수집한 자료가 수익컨텐츠가 되어 유유자적한 생활을 즐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컨텐츠가 고객이 지불한 입장가 이상을 커버하고도 남을 정도의 가치를 지녀야 함은 물론이다. 몇군데 들린 곳은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한번 발길로 끝이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기피장소로 낙인찍히게 된다.
몇군데밖에 들르지 않았는데 금새 주머니에서 수만원이나 지출되었다. 이러한 개인박물관도 열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한 업무나 한 분야를 몰입하여 연구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여러 사람들과 모여 자신의 일과 삶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 참으로 멋진 일이다.
평범한 속에서 발빠르게 남보다 먼저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수집하여 자신만의 수익모델로 연결짓는 사람이 남보다 먼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음을 느끼게 만들었던 시간이었다.
2006.10.8.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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