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30일 정년퇴직하는 선배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동안 31년의 직장생활을 마감하는 기념으로 그동안 틈틈히 모아둔 글과 경험을 정리하여 책으로 발간하였다는 것이었다. 약 3년간 자료 정리하고 글 쓰느라 머리만 많이 벗겨졌다며 환하게 웃으시며 겸연쩍어 하시면서 한손으로 내민 책 이름은 '도시촌자'

다른 어떤 의식보다도 가치있고 의미있는 결과물라 생각하여 맘껏 선배님께 축하를 해드렸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퇴직과 동시에 수십년간 해오던 일을 손에서 놓아 버린다. 그러다보니 회사도 개인도 그동안 수십년간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훈련과 현장에서 익힌 소중한 지식과 경험들을 고스란히 허공에 날려버리는 결과가 된다.

사람이 한 회사에서 31년간 업무를 처리해 왔다면 거의 달인이나 최고의 전문가인 셈이다. 이런 소중한 지식이나 경험을 왜 자료나 메뉴얼로 남겨 후배나 후손들에게 교육자료나 귀감으로 보일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일까?

'국화와 칼'(루스 베네딕트 저, 혜원 발간)이란 책에서는 저자는 일본 민족의 특성중에 항상 기록하여 근거를 남기고 메모하는 습관과 정신을 높이 사고 있다.
"대부분의 동양인들과는 달리 일본인은 자기 자신을있는 그대로 기록해 두려는 강한 충동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물론 세계확장 계획 뿐만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일도 일일히 기록한다. 일본인들은 놀랄만큼 솔직하다. 어느 민족이든 다 그렇듯이 일본인들이라고해서 그들의 생활전체를 쓰지는 않는다. 때로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자신이 호흡하는 공기처럼 흔하고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 미국인이 미국에 관해 쓸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은 일반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

일본이 세계2차대전의 패전을 닫고 단시간내에 지금의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이유중의 하나를 나는 바로 기록해 두려는 문화적인 특성으로 꼽고 싶다. 직장에서 선배의 현장기록은 메뉴얼이 되어 후배사원이 그대로 활용할 수가 있어 후배들은 그만큼 쉽고 빨리 선배의 수준에 도달할 수가 있다.

그에 비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글쓰기는 너무 뒤떨어진다. 대부분 초등학교 다닐 때나 방학숙제로 일기를 써보고, 대학입학을 위해 논술시험을 치르느라 타의에 의해 열심히 규격에 맞추어 글을 쓰다가 대학에 들어가면 그나마 끝이다. 직장에서도 입으로만 때우려들지 글이나 데이터, 메뉴얼로서 근거를 남기려들지 않느다. 글은 문인이나 기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퇴직하면서 정년퇴직 기념으로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책으로 펴내어 후배들 손에 한권씩 책을 쥐어주며 떠나시는 선배님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자기계발노력은 진정 존경받을만 하다.

선배님 존경합니다! 저도 퇴직시 선배님처럼 경험과 노하우를 글로 남겨 후배들 손에 정년퇴직 기념으로 한권씩 선물하겠습니다.

2006.9.27.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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