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제65회 광복절입니다. 어제 하루를 보내며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나는 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이유입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은 우리나라가 망한 이유는 일본 때문도 아니고 이완용 때문도 아닌 바로 내 자신 때문이었다고 자책을 합니다. 우리는 일이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조상탓이나 선배탓 이웃을 탓합니다.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썼다는 지한파 일본인 이케하라 마모루의 <한국,한국인 비판>에서도 한국인은 영리하고 똑똑하고 나 밖에 모른다고 질책합니다. 애국지사들이 목숨을 내놓고 싸울때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봐 철저히 외면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때 금모으기를 할 때 강남에서는 이때 금값이 바닥이니 살 때라고 반대로 금 사재기를 했다고 합니다. 도산 선생님의 말씀이 더 절실하게 와 닿습니다.
두번째는 안중생이라는 인물입니다.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안중근 장군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습니다. 장남 분도는 12세때 누군가가 준 과자를 먹고 사망했고(독살설?), 중생은 차남인데 아버지와 형의 죽음을 목격하며 살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보았으나 철저한 감시 탓에 생활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거지 생활을 하다가 나중에는 일본 경찰에 의해 미나미 조선총독 앞으로 끌려가 변절을 약속하고 1939년 10월 16일 지금의 서울 장충동에 있던 박문사[博文寺, 일본이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기려 남산 동쪽에 만들 절]에서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며 내선일체를 외친 미나미 총독의 주선으로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 히호쿠니에게 사죄를 합니다. 안 장군이 이토 히로부미를 쏜지 30년 만의 일로서 철저히 연출된 각본에 의해 일본의 개가 되었습니다. 이 대가로 중생은 미나미 총독으로부터 돈을 받아 약국을 냈고 미나미 총독의 양아들이 되어 생활비를 받으며 살 수 있었고 중생의 아들은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하여 의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중생을 가리켜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같은 아버지에 개 같은 자식)라고 손가락질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국난에는 불같이 일어섰습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수많은 외세를 당한 탓인지 정의를 위해 나서기보다는 눈치를 보다가 힘 있는 편에 줄서기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안중근 장군의 자식인 중생에게 누군가 도움을 주고 아니 거사 전에 미리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켜 놓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지금의 광복과 자유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고 투쟁의 산물입니다. 애국지사와 호국 영령들이 목숨을 내걸고 이 조국과 자유를 지켰는데 우리는 그분들이나 자손들이 경제적인 고통받고 있는데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안중생을 호부견자라고 손가락질하는 손가락보다 내 허물은 없는지 나를 향하는 세개의 손가락을 보아야 합니다.
얼마전 모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목적사업으로 경조비지원을 실시하면서 산재와 비산재로 인한 사망을 차별하는(산재자는 본인사망 경조비를 지급하지 않음) 방안에 대해 회사를 위해 일하다 사망한 직원을 차별하는 것은 오히려 이상하다고 똑같이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된 것을 보았습니다.
한일합방이나 수많은 외침은 개인의 운명이 공동체의 운명이 될 수는 없지만 공동체의 운명이 개인의 운명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내근로복지기금도 우리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늘어나는 복지비용 바담때문에 각종 조세특례제도가 정비되고 축소되고 있으며 사내근로복지기금 지도감독이나 과태료업무 등 기능 또한 타 부처로 이관되려 하고 있습니다. 정신 바짝차리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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