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친구 딸 결혼식을 마치고 서울대 연구공원에서
낙성대역으로 걸어오다 중고책 서점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들어가 쇼핑하다가 결국 책 5권짜리를 2만원에 질렀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스쳐 지나갈리 없지.
'교양있는 우리아이를 위한 세계역사이야기' 시리즈 5권이다.
(수잔 와이즈 바우어 지음, 이계정 옮김, 정병수 그림, 꼬마이실 간)
2만원이면 요즘 어지간한 새 책 한 권 가격보다 싸다.
지금껏 특정 시기와 특정 국가에 치우친 역사서만 계속
읽었는데 한번쯤 세계사 전체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을 읽으며 조각조각 읽은 세계사를 하나로 종합하고
정리하고 싶었는데 안성마춤이다.
활자도 크고, 중학교~고등학교 수준으로 쉽게 쓰여져 있고,
연대별로 중요한 사건을 정리해둔 것이 마음에 쏙 든다.
그런데 2004년에 발간된 책인데도 책 상태가 너무도
깨끗하고 좋다. 나는 책을 사면 구입일자와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한 날, 1독을 한 날, 2독을 한 날을 차례로 기록한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공감이 가거나 중요한 문장에는
빨간 볼펜으로 밑줄을 치고, 당구장 표시로 중요도를 표시하고,
책 윗면에 요약도 하고, 내 느낌과 생각을 적어두는데 이 책
5권 모두 메모 글 하나 없다.
책은 누군가가 읽어서 그 사람에게 마음의 양식이 되고,
그 사람을 깨우치고 행동으로 옮기도록 마음을 변화시켜
책을 읽기 전보다 더 나은 상태로 진보시키는데 의의가 있는데
이 책은 그동안 주인을 잘못 만났던 것 같다. 16년이 지나서야
내 품에 안겼으니 이제야 비로소 책 가치를 인정해주고 아껴줄
주인을 만난건가?
그나저나 요즘 손가락이 아파 고생인데 또 이걸 들고 어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까지 가누? 아내 말대로 나는 늘
고생을 사서 한다니까.ㅋ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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