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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지인의 아파트의 사례를 보면서 전문가의 역할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된다. 사연은 이렇다. 이 아파트는 서울 강남에 소재한 10가구(1층 상가와 주차장, 2~5층 각 2세대, 6층 1세대로 구성)가 사는 나홀로 아파트인데 이번 태풍 영향으로 1호 라인에서 누수가 발생했다고 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관리비 안에 수선충당금이 있어서 왠만한 수선비는 수선충당금으로 처리를 하는데 나홀로 아파트이다 보니 별도로 수선충당금을 쌓지 않고 그동안 한 세대에서 관리비조로 7만원씩 거출하여 계단 청소며, 분리수거, 주차관리등 매월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소모성 비용만 처리해  왔다. 그런데 일시에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하는 누수가 발생하다 보니 전체 세대가 온라인에서 처리대책을 논의하게 되었는데 1차로 이번 누수 수선비용은 세대당 1/N로 나누어 분담하면서 2차로 월 부담하는 관리비에 대해 현재처럼 월 7만원씩을 거출하여 관리해갈 것인지(제1안), 차제에 관리비를 14만원으로 인상하여 전문 관리업체에 관리를 맡길 것인지(제2안)를 투표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반전이 발생했다. 제1안으로 가는 것으로 의견이 좁혀졌는데 월 관리비 수입과 지출 내역이 알려지게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총 10가구 중에서 초기에 입주했던 분 중 한 분이 10채 중에서 총 4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현재 관리비를 관리하고 있는 가구는 월 관리비 면제, 처음 이 아파트 중 네 채를 분양받은 분은 사망하고 그 자식들에게 아파트 세 채와 상가가 상속되었는데 최초 네 채를 분양받은 분의 한 새대는 분리수거 명목으로 관리비 면제, 1층 상가는 관리비 1/2 감면 혜택을 받고 있음이 알려졌고, 관리비도 최초 9만원에서 5만원으로 인하되었다가 다시 7만원으로 인상되는 등 들쭉날쭉했다. 관리비 수입과 지출 내역이 알려지면서 세대간에 불신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아파트 노후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승강기 등은 정기적으로 보수점검을 받아야 하는데 그때 그때마다 발생하는 비용들은 어찌 처리할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더구나 이 아파트는 실거주자보다 세입자가 더 많았다. 관리비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다 보니 신속히 해결하자던 아파트 누수 문제도 계속 방치되고 있다. 하자는 발견 즉시 보수를 해야지 방치하면 할수록 부실화는 더욱 가속화되고 공사비는 더 커진다. 더 중요한 것은 예방활동이다. 전문업체는 주기적인 정기 점검을 통해 예방활동이 가능하다. 결국은 돈 몇푼 아끼자고 비전문가인 입주민 한 사람에게 맡겨 관리하는 것보다는 이번 기회에 아예 전문업체에게 맡겨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쪽 의견이 시간이 지나면서 우세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를 고수하자는 반대편 의견들도 만만치 않아 이래저래 아까운 시간만 보내고 있을 뿐이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공동근로복지기금 관리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달 어느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운영컨설팅 상담이 왔는데 기본재산 개념도 없이 마구 집행하다보니 재무제표 상에는 기본재산이 10억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실재 통장에는 1억원 남짓 밖에 없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설립 단계부터 전문가로부터 제대로 된 컨설팅이나 교육을 받지 않고 설립을 했고, 10년 동안 운영과정에서 단 한 번도 외부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받지 않다보니 이런 법령 위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정작 문제해결을 위한 컨설팅에는 문제가 외부로 알려질까봐 쉬쉬하며 손사레를 친다. 그동안 제대로된 교육과 관리, 그리고 기금법인 관리·운영사항을 근로자들에게 공개하도록 되어 있는데 한번도 공개하지 않았고, 고용노동부에는 내부에서 분식결산을 해서 기본재산을 잠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를 해 왔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제대로된 관리와 기금법인 운영 현황을 기금법인 이사, 협의회위원, 근로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했더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이런 기금법인들이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한번쯤은 일제 운영상황보고와 재무제표, 실재 재산상태가 일치하는지 주무관청의 현장 지도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연구소에서 실시하는 운영컨설팅은 문제점과 대책, 개선 결과를 반드시 기금법인 임원들과 협의회위원들에게 보고하여 알리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사내근로복지기금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각 회사들이나 기금법인들을 지켜주려고 노력했지만 비용을 들여서라도 개선할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법령이나 단속의 헛점을 이용하여 악용하고자 하는 사례들이 많아 앞으로는 노력과 기대를 접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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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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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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