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년 남자의 신체기관들이
모여 심각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먼저 쭈글쭈글한 뇌가 말했다.
"다 들 문제점을 하나씩 말해 보세여"
맨 먼저 시커먼 폐가 입을 열었다.
"의장님! 전 도대체 더는 더 못 살겠습니다.
이 남자는 하루에 담배를 두갑씩 핍니다.
제 혈색을 좀 보세여!!!"
그러자 이번엔 간이 말했다.
"그건 별거 아닙니다.
저에게 끼어 있는 지방들 좀 보세여.
전 이제 지방간이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축 처진 위가 말했다.
"전 밥을 안 먹다가,또 급하게 많이
먹다가해서 위하수증에 걸렸어여"
그때였다!!!
어디선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누군가가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들려 왔다.
뇌가 말했다.
"가만,가만,다 들 조용히 해 보세여.
지금 누가 말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자 누군가가 아랫쪽 다리사이에서
입을 열어 말하고 있었다.
남자 '거시기'였다.
.
.
.
.
.
.
.
"저는 제발 일어 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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