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대 미인은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이다.
중국인들 스스로 이렇게 규정했다.
침어낙안 (沈漁落雁),
기러기는 땅 밑으로 떨어지며, 물고기는 물속으로 가라앉고,
폐월수화 (閉月羞花),
달은 구름 뒤로 얼굴 가리고, 꽃은 스스로 부끄러워하네
물고기로 하여금 부끄러워 물밑으로 숨게 만들었다는....
월나라 미인 서시의 미모는 沈魚(침어)이다
거문고 타는 모습에 반한 기러기가 날갯짓을 멈춰 떨어졌다는.....
왕소군의 미모는落雁(낙안)이다.
고개 들어 달을 보자 달도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다는....
초선의 미모는 閉月(폐월)이다.
꽃을 건드리자 꽃도 잎으로 가리며 부끄러워했다는......
양귀비의 미모는 羞花(수화)이다.
한(漢)나라 원제(元帝)가 자꾸만 국경을 침범하는 흉노족을 달래기 위해
흉노 왕에게 반반한 궁녀 하나를 주는 미인계를 쓰기로 했다.
하지만 원제도 남자인지라,
그 많은 궁녀 중 하나라도 남 주기는 아까웠던지,
궁녀들을 그린 초상화 그림책을 가져오게 해서 쭉 훑어보다가
그 중에서 가장 못나게 생긴 왕소군을 찍었던 것이다.
원제가 궁녀가 너무 많다보니 제풀에 복이 겨워 양들이 끄는 마차를 타고
그 마차가 닿는 곳에 있는 궁녀를 찍기도 하고 별에 별 짓을 다 하였는데
몇 번 해보니 그것도 귀찮은지라 궁녀의 초상화 그림책을 만들어놓고는
생각날 때마다 그 리스트를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궁녀를 픽업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요즘처럼 카메라와 디카가 없었다는 데서 왕소군의 비극은 시작된다.
대박인생을 꿈꾸는 황실 궁녀들이 궁정화가 모연수에게 앞 다투어 찾아가
뇌물을 바쳐가며 포또샵을 해줄 것을 졸라대니,
기고만장하고 목과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는 모연수에게
단 한사람......왕소군만이 모연수를 찾지 않았다.
자신의 미모에 자신만만했기 때문이었던가,
아님 야심이 없었던가 어쨌든,
왕소군은 괘씸죄에 걸려 그림책에서 가장 못나게 그려지고 말았다.
원제란 넘이 꼴에 남자라고....
제일 못생긴 왕소군을 찍어서 흉노왕 앞에 불러 놓았는데....
아뿔싸~~~ 한 궁녀가 불려왔는데 천하의 절색이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흉노왕은 벌린 입을 다물 줄을 모르고,
그렇다고 황제 체면에 도로 물릴 수도 없고...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지으며 왕소군을 보낸 원제는
바로 모연수를 불러 목을 쳐버린다.
왕의 명령 때문에 가족과 친지를 두고 오랑캐나라로 떠나는
왕소군의 슬픈 사연을 담은 이태백의 시조가 있다.
<昭君怨(소군원)> - 이백
昭君拂玉鞍 (소군불옥안) 소군이 옥 안장 추어올려
上馬涕紅頰 (상마체홍협) 말에 오르니, 붉은 뺨에는 눈물이 흐르네.
今日漢宮人 (금일한궁인) 오늘은 한나라 궁녀이지만,
明朝胡地妾 (명조호지첩) 내일 아침이면 오랑캐 땅 첩이 되겠지.
오랑캐 땅인 변방에 끌려가 외로움에 떨며
다시 고향에 돌아갈 날만을 학수고대하는
애끓는 왕소군의 모습을 묘사한 시는
시인 동방규의 昭君怨(소군원)이라는 제목의 시로 남아 있다.
<昭君怨(소군원)> - 동방규
胡地無花草 (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 없으니
春來不似春 (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自然衣帶緩 (자연의대완) 자연히 옷 띠가 헐렁해지니
非是爲腰身 (비시위요신) 이는 허리몸매 위함이 아니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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