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어느 동창모임에 참석한 후 충격이 크다.
회원수만 243명이고,
평소 격월에 모이는 모임에도 늘
10~15명이 고정적으로 참석을 하는데
그제는 모임 장소가 횟집이었다.
회비는 식사비용에서 1/N로 정산하여 갹출한다.
평소같으면 참석하겠다는 댓글들이 많은데
그제는 이전부터 이상하리만큼 참석댓글이 없다.
설마 하면서도 서둘러 장소에 갔더니
헐~~~~ 딸랑 3명 참석이다.
이미 식당에는 3테이블 12명으로 예약이 되어
음식과 회가 셋팅되어 있었다.
나보다 나이가 어린 모임 회장 얼굴은
안절부절 못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표정이 일그러진다.
참석한 나도 민망하기만 하다.
이번 모임이 왜 참석자가 저조할까 분석해본다.
첫째는 모임장소가 부담이 가는 횟집이었다.
평소에는 갹출 회비가 3만원인데
이보다 많은 5만원을 감수해야 한다.
이미 상당수가 퇴직한 베이비부머들은 부담이 크다.
둘째는 다음주가 추석연휴이다.
시기적으로 모임 날짜가 좋지 않다.
셋째는 회장과 총무가 개인별로 고정참석 인원등에 대해
참석인원 체크를 하지 않았다.
넷째. 가장 중요한 것은 모임에 참석을 해도 얻는 것이 없다.
그냥 술만 먹고 온다. 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추석을 앞두고 비용부담이 컸으리라 본다.
우리나라 직장인들 중에서 40중반 넘으면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이 아니면 대부분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나와야 한다.
전에는 열성적으로 참석하던 사람도 회사를 그만두면
다들 모임에서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남자들은 다니는 직장과 직급, 주머니가
곧 인격이고 자신감의 원천이다.
후배들만 모인 자리에 나가면 비용부담은
의례히 선배들의 몫이 된다.
3명이 참석해 비용만 27만원이 청구되어
후배 회장에게 10만원을 주며 보태라고 했다.
씁쓸하다. 나이가 들어 후배들이 모인 자리에 가려면
지갑이 두둑하여 한턱 쏠 형편이 안되면
아예 참석하지 않은 것이 현명하다.
괜히 쪼잔한 선배라는 이미지만 준다.
10만원을 주고 오면서도 뒷통수가 가렵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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