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이 시는 우리가 알기로는 양사언의 모든 일에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교훈 조의 詩(시)로
알고 있었는데...

그 깊은 내력을 살펴보니 처절하게 살다간 어머니를 그리는

시라는 해석이 kbs역사이야기를 통해 재해석 되었습니다.


'楊士彦(양사언)과 그의 어머니...'

우리 선조들로부터 현세에 이르기 까지 위대한

인물들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까지도 대부분 그들

어머니의 恩功(은공)이 뒤에 숨어 있고, 이러한

모성애의 恩功(은공)으로 훌륭한 인물은 더욱

훌륭한 인물로 재탄생 되어 질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익히 알고 있는 栗谷(율곡)과 신사임당이

그러하고 만호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해 모르는 분들이 없을 것입니다.

두 분 다 아들들을 훌륭하게 키운 대표적 한민족의

어머니들 이십니다.


그러나 '양사언과 그의 어머니'에 대하여 아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양사언의 출생과 그의 어머니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자, 그럼 갑니다.~



양사언의 아버지 '양민'이 전라도 영광의 사또로

부임해 내려가게 됐는데 전날 축하연으로 술에 절어

아침도 거른 체 부임길에 오르게 됐다고 합니다.


그렇게 부임길에 올라 한참을 가던 '양민'이 익산의

'함열'이라는 고을을 지나갈 즈음 배가 무척 고파

밥을 먹고 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때는 꽃 피는 삼월~

그러나 한창 농번기라 농촌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이 집 저 집 둘러보는 중에 어느 집에서 한 소녀가

나와 공손하게 식사 대접을 하겠노라고 아룁니다.

그러면서 사또가 길거리에서 식사를 할 수는 없다며

안으로 모시고 들어가 부지런히 진지를 지어 올립니다.


하는 태도나 말솜씨가 어찌나 어른스러우며 예의가

바른지 사또(양민)는 참으로 기특하게 여겼습니다.

조반을 잘 얻어먹은 젊은 사또 '양 민'은 고마움에

보답을 하게 되는데...

소매 안에 가지고 다니던 부채 靑扇(청성)과

紅扇(홍선) 두 자루를 꺼내 그 소녀에게 주면서

농담을 섞어 이렇게 말합니다.


"이는 고마움으로 내가 너에게 채단 대신 주는

것이니 어서 받으라..."


그런데 ‘채단’이라 함은 결혼 전에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청색홍색의 옷감들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깜짝 놀란 소녀가 안방으로 들어가 장롱을

뒤져 급히 홍보를 가져와서 바닥에 깔고 靑扇(청선),

紅扇(홍선)을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어리둥절한 양민이 왜 그러냐고 묻습니다.

그 소녀도 주저 없이 대답합니다.


"폐백에 바치는 채단을 어찌 맨손으로 받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두 자루의 부채는 홍보 위에 놓여 졌고

소녀는 잘 싸서 안방으로 가지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한참을 흘렀습니다.

사또 '양민'이 이런 저런 업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한 노인이 사또를 뵙자고

관아로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 사또에게 안내된 그 노인이 물었습니다.


"몇 년 전 부임할 때 한 시골집에 들려 아침

식사를 한 후 어느 소녀에게 부채 靑扇(청선)과

紅扇(홍선) 두 자루를 주고 간적이 있으십니까?"


이에 사또 ‘양민’이 조금 생각하더니~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요.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고 말하며 아직도 기특하고 고맙게 생각

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노인이 이제 서야 의문이 풀렸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며 다시 말을 잇습니다.

"그러셨군요. 그 여식이 과년한 제 딸년인데

그 이후로 시집을 보내려 해도 어느 곳으로도

시집을 안가겠다고 해서 자세한 영문을 몰라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또(양민)가 말합니다.

"그 정성이 지극하거늘 내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소이까? 날짜를 잡아 아내로 맞겠소이다."


식사 한 끼 얻어먹고 그 대가로 부채 두 자루를

선물했으면 밥값으로 충분할 텐데, 졸지에 아내로

까지 맞게 나섰으니 인연이란 참으로 기이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삼류 드라마 같은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라고 하며 이 소녀가 바로 후에 양사언

(楊士彦)의 어머니가 됩니다.


자~ 그런데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니

긴 글이지만 드라마 보듯 끝까지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사또(양민)에게는 정실부인이 있었고 이 부인과의

사이에 '양사준'이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후처, 즉 소실이 된 이 소녀와의 사이에

士彦(사언)과 사기, 두 아들이 탄생합니다.


사준, 사언, 사기~ 이 삼형제는 자라며 매우 총명

하고 재주가 뛰어 났으며 풍체도 좋아 주변의 칭송이

늘 끊이질 않았다고 하며, 형제애도 깊어 중국의
'소순, 소식, 소철' 삼형제와 비교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실부인이 죽자 모든 살림살이를 후처인 사언의

어머니가 도맡아 하면서 세 아들들을 훌륭하게 키웠습니다.

하지만 '사준'을 빼고 아들들이 아무리 훌륭하면

뭣하랴... 서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소실부인의 서러움과 한탄은 적자가 아닌

서자를 낳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소실부인의 한과 꿈은 자기 아들들의

머리에서 서자의 딱지를 떼 내는 일이었습니다.


남편 '양민'이 죽고 장례 날에 가족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소실부인이 눈물 흘리며 말합니다.


"양씨 가문에 들어와 아들을 낳았으며, 아들들이

재주 있고 총명하며 풍체도 좋거늘 첩이 낳았다하여

나라 풍습은 아들들에게 서자의 너울을 씌어 놓고
벗겨주지 않는다."


그러면서 장손인 적자 '양사준'에게 울면서 부탁합니다.


"첩이 또한 이다음에 서모의 누를 가지고 죽은 후라도
우리 큰 아드님께서는 석 달 복밖에
입지 않으실 터이니,
이리되면 그때 가서도
내가 낳은 두 아들은 서자 소리를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영감님
성복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복제가 혼돈하여 사람이
모르게 될
것입니다. 내 이미 마음을 다진 몸, 무엇을
주저
하오리까마는 내가 죽은 뒤 사언, 사기 두 형제를

서자란 말로 부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죽어서도

기꺼이 영감님 곁에 누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양사언의 어머니는 가슴에 품고 있던
단검을 꺼내 자결을 하고 맙니다.
아들들이 그녀를
부둥켜안았을 땐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양사언의 어머니는~

자신의 아들들에게 씌워진 서자의 멍에를 벗겨주어

떳떳하게 세상을 살아가게 하고 싶어했던 여인이며

죽음으로써 부조리한 인간 차별화를 타파하고

싶어 했던 선구자적인 新女性(신여성)이었던 것입니다.


그 후 이 어머니의 죽음이 楊士彦(양사언)으로

하여금 더욱 훌륭한 文人(문인)이 되는데 자양분이

되었으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볼 수 있는데...

楊士彦은 어머니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고 후에

장원급제하여 높은 관직에도 오르고 조선의 3대 문인으로
칭송받을 만큼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이 글을 정리하면서...

'양사언'도 '양사언'이지만 아버지 '양민'도 백성을
차별하지 않는 훌륭한 목민관이었음을
느끼게 하며
어머니 또한 차별의 시대를 지혜와
용기로 뚫어간
선구적 신여성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대가 만드는 차별이 얼마나 비인간적인

것인지도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를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죽음도 불사하는 어머니의 끝없는
자식사랑 앞에서는 그저 고개가 숙여질
뿐이고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아침에 이글을
읽으니 숙연해지고 지금 내가 이러한 위치에 있게 되고
행복을 느끼며 사는 것이 어머님의 은혜임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에 어미없는 자식이 어찌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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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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