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아내가 머리가 자꾸 가렵다고
언제 흰머리를 뽑아줄거냐고 아우성이다.
전에는 한달에 한두번씩 뽑아주곤 했는데
요즘은 바쁘다는 핑계로 뜸했다.
마침 오늘 외부 회의를 다녀와서 차 한잔을 마시며
해주겠다고 하니 환한 얼굴로 내 무릎에 머리를 기댄다.
머리 뒤쪽과 좌우쪽 곳곳에 흰머리가 보인다.
"흰머리는 나올때 비틀고 나오기 때문에 가렵데"
"그런가???"
이내 전투의식이 발동되어 20분정도 뽑았나.
뽑힌 흰머리가 수북하다.
"불쌍하제?"
"아니, 흰머리 뽑아주는 남편이 있는데 뭐가 불쌍해?
나는 흰머리카락이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점점 흰머리카락이 늘어가는 아내를 보면서
괜히 미안해 내가 목소리를 높인다.
요즘 흰머리도 늘고,
올 겨울에는 기침으로 내내 고생하고
아내도 나이를 먹어가나 보다.
이 바쁜 시기가 지나가면 4월부터는 아내 손 잡고
등산도 다니고 여행도 다녀야겠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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