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축을 처음 만난건 여섯살때 무렵이었다.
지금부터 약 52년전이었다.
시골에서 할아버지께서 일제 휴대용 포터블 소니
전축을 구입하셨다. 아마도 꽤 많은 돈을 지불하신듯.
마을에서는 우리집에 전축이 유일했다.
매일 저녁이면 마을 어르신들이 우리집에 와서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판소리를 들으며
'잘한다'라는 추임새를 보내주시곤 했다.
전축을 처음으로 산건 내가 ROTC를 전역하던
1985년 4월이었다. 장교들은 저렴하게 면세로
가전제품을 살 수 있는쿠폰이 있었는데 나는
주저없이 전축을 선택했다. 당시 100만원이 넘는
인켈 8단 컴포넌트시스템이었다.
광주 자취집에 보관하고 있다가 셋째 숙부님께
구입가격 그대로 처분했다.
3년전 독일제 스피커를 구입하여 집에서 보관하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로 옮겨서 사용해보려다
서로 충돌이 발생하여 스톱되었다.
이달에 강남으로 옮기는 연구소에서 다시 시도하려
한다. 수업 시작전이나 휴식시간에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는 것이 수강생들에게 주는 또 다른 복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판소리재단을 만들겠다는 꿈과 열정은 어릴적
할아버기가 틀어주신 판소리 때문이다. 그 작은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판소리를 들으며 나 가슴속에서는
판소리재단이라는 꿈의 씨앗을 뿌린 셈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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