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1

재명 : "아빠! 재윤이에게 문자가 왔어요"
나 : "뭐라고 왔는데?"
재명 : "저보고 사과하라고요."
나 : "그럼, 명이의 자존심보다는 가족이 우선이니 일단은 사과하렴"
재명 : "...."
재명이는 사과문자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온 가족들이 닥달을 하자 한시간만에 결국 사과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재명 : "아빠 재윤이에게 문자메시지가 왔어요"
나 : "뭐라고 왔는데?"
재명 : "정말이지? 라고요"
나 : "그렇다고 하라. 아침밥은 먹었는지 물어보아라"
재명 : "아침은 친구집서 먹고 있고 곧장 교회로 간데요"

상황 #2

청소년부 예배가 끝나는 시간에 한소망교회 달림방으로 오라고 했다.
학원보충수업이 있다고 하니 차로 데려다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재윤이에게 또다시 휴대폰 문자메시지가 온다.
재윤 : '아빠 저희 학원이 4시에 닫아서 선생님집에가서 보충한데요'(2:02 pm)

상황 #3

결국 쌍둥이녀석들은 두시 5분에 교회를 들리지 않고 집으로 갔다.
한소망교회 셀모임을 마치고 오랜만에 정발산을 오르는데 왠지 몸이 예전같지가 않다. 그리고 쌍둥이들 말에 왠지 신뢰가 가지 않아 학원으로 전화를 했다.
나 : "서울학원이죠?"
서울학원 선생님 : "네 맞습니다."
나 : "오늘 몇시에 문을 닫죠?"
서울학원 선생님 : "오후 8시에 닫습니다"
나 : "우리 애들이 오늘 학원이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학원선생님께서 집으로 오라고 하여 보충을 해주신다는데 사실인가요?"
서울학원 선생님 : "학원은 저녁 8시에 문을 닫고 학원 선생님들은 휴일에 학생들을 집으로까지 오라고 하여 보충을 실시하지 않습니다"
나 : "그럼 쌍둥이들은 학원에 왔나요?"
서울학원 선생님 : "오늘 안왔는데요"

상황 #4

집에 있는 큰애를 시켜 근처 PC방을 모두 가보라고 했다. 결국 어제 들렀던 PC방에서 두 녀석을 발견했다고 큰애에게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다. 대담하게도 5,600원을 외상으로 하고 두 녀석이 PC게임을 하고 있었단다. 내가 가서 외상 PC게임대금을 갚아주고 두 녀석 이름을 삭제해 달라고 했더니 자기는 알바생이니 사장이 와야 삭제를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알바생이 곧장 사장을 휴대폰으로 연결시켜 주었다.
나 : "14세미만 학생들이 PC방을 자유롭게 들어와도 되나요?"
사장 : "법적으로 문제는 없습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는 입장인데 불법이라면 제가 하겠습니까? 다만 부모님들이 명단을 삭제시켜 달라고 하거나 받지 말라고 하면 그렇게는 해드립니다."
나 : "그럼 일단은 명단을 삭제시켜 주시고, 차후에는 쌍둥이들이 오더라도 돌려보내 주십시오"
사장 :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상황 #5

PC방을 나오면서 재윤에게 말했다.
나 : "윤아~ 아까 아빠에게 휴대폰으로 했던 말 사실이니?"
재윤 : "네"
나 : "그래~ 그럼 따라오렴"
서울학원에 들러 아까 전화로 확인한 사항을 그대로 확인했다. 학원 문 닫는 시간, 선생님들이 휴일에 개별적으로 보충을 하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쌍둥이들이 오늘 학원을 오지 않았다는 것 모두가 거짓이었다.

점입가경, 갈수록 태산이다. 신뢰는 한번 잃으면 회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저녁에 다음주 학교 준비물을 모두 사가지고 와서 준비를 끝낸 후 두 녀석을 앞에 앉히고 리더가 될 사람은 왜 정직한 삶을 살아야 하는지, PC게임이 왜 위험한지, 떨어진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 각오와 다짐을 받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끝으로 이틀간의 길고도 길었던 재윤이의 가출사건은 마무리했다. 이것도 두 녀석이 성장하는 과정의 진통이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상황 #1

재윤 : "아빠 아빠~ 마법천자문 18권이 나왔어요"
나 : "그래 알았다. 아빠가 사줄께"
토요일 오후 7시 23분, 휴대폰 전화기 속에서는 숨 넘어가는 듯한 재윤이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녀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책이 마로 마법천자문이다. 학원 보충수업이 끝나고 서점에 들른 모양이다. 농협하나로마트만 가면 제일 먼저 마트내 서점으로 달려가 그 책이 나왔나 살펴보곤 했다. 지금껏 1권부터 17권까지 모두 사주었으니...보아하니 책을 사주어도 한자는 잘 보지도 않고 만화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녀석들이 책을 즐겨 읽는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렇지 않아도 금요일에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예스24에서 마법천자문 18권이 나왔다고 문자메시지가 와서 두 녀석을 데리고 서점에 가서 사주려던 참이었는데.....

상황 #2

재윤 : "아빠~ 재명이 때문에 속상해요"
나 : "왜 울어? 울지 말고 이야기해봐~"
재윤 : "재명이가#@%&#$*&~~~"
나 : "너희 밖에서 또 싸웠니? 이그 챙피해.... 집에 가서 보자"
재윤 : "아뇨~ 재명이가~~"
나 : "할 말이 있으면 집에 가서 이야기하고 빨리 집에 들어가라. 전화 끊는다"
7시 27분, 그 사이에 녀석들이 서점에서 싸운 모양이다. 늘상 잘 다투고 싸우니 화해하니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상황 #3

재명 : "아빠 재윤이가 아직 집에 안들어왔어요"
나 : "지금 몇신데... 알았다. 아빠가 재윤이랑 통화해볼께"
밤 8시 23분, 집에서 윤이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내가 전화를 걸어도 전화기를 꺼놓았다는 메시지만 들려온다. 8시 42분, 9시 8분에도 집에서는 아직 재윤이가 오지 않았다고 전화가 걸려온다.

상황 #4

OO문고에 들렀다. 마법천자문 18권을 사면서 넌즈시 물었다.
나 : "혹시 여기 쌍둥이들 오지 않았나요?"
종업원A : "아~쌍둥이들이요? 아까 둘이서 싸우는데 대단했어요."
종업원B : "한 애가 일방적으로 당하던데요. 머리까지 붙잡혀 흔들고..."
종업원A : "너무 심해서 제가 부모님께 연락하려고 그랬어요"
얼굴 낯이 뜨거워 허둥지둥 계산을 치르는둥마느둥 미안하다면 얼른 빠져 나왔다.

상황 #4

밤 9시가 넘었는데도 윤이는 들어오지 않는다. 윤이에게 연신 전화를 해도 휴대폰이 꺼져있다는 메시지만 반복적으로 들려와 문자메시지만 보냈다.
'윤아 속상하지? 아빠가 명이 혼내줄께~~ 윤이 주려고 마법천자문18권 샀다. 사랑한다'(9:00pm)
'재윤아 지금 어디니? 너무 늦구나. 아빠에게 전화주렴'(1.45am)
'윤아 윤이 집에 아직 들어오지 않으니 걱정이 되는구나. 전화주렴'(1:53am)
'윤아 어디 있니? 아빠에게 전화하렴. 윤아 사랑한다.'(6:48am)

상황 #5

명이를 불러 자초지종을 들어보았다.
나 : "어떻게 된 일이니 자초지종을 아빠에게 사실대로 이야기해봐"
재명 : "아까 오는 길에 서점에를 들렀어요. 책을 보다가 윤이에게 가니 윤이가 몰래 비닐을 벗기고 만화책을 읽고 있는 거예요. 그러더니 다짜고짜 '너, 내 약점 잡았지?'하며 말하지 말라며 나를 윽박지르는 거예요.제가 대답을 하지 않으니 저를 막 괴롭힌 거예요"
나 : "그럼 머리를 잡히며 일방적으로 당한 애가 너니?"
재명 : "네, 창피해서 저는 그냥 도망나왔어요. 윤이가 보보유치원 앞까지 막 따라왔어요"
음~ 전후상황이 짐작된다. 윤이가 비닐이 씌워진 만화책을 몰래 뜯어 보다가 명이에게 들켜서 서점종업원들과 아빠에게 야단맞을까봐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는데 명이는 약속을 하지 않으니 윽박지른거고 간섭한다고 다투다 싸움으로 번진거로구먼.

상황 #6

자정이 지나고 밤 1시 40분이 지나자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밖으로 나왔다. 우선 쌍둥이들이 자주 가는 인근 네군데 PC방을 둘러보았지만 윤이는 없다. 그 늦은 시각에 고딩정도 되어보이는 애들이 게임에 열중인 모습을 보니 남의 일 같지 않다. 마지막 들른 한 PC방. 방안을 둘러 보았으나 윤이는 없어서 나오려는데 종업원이 친절하게 묻는다.
종업원 : "뭘 도와드릴까요?"
나 : "우리 애가 있나 하고요"
종업원 : "자녀 이름이 어떻게 되죠? 확인해봐 드릴께요"
나 : "김재윤입니다"
종업원 : "기록이 있네요. 27일 오후 4시면 토요일 오후 4시에 다녀간 기록이 있네요"
나 : "언제까지 했는지는 기록이 안나옵니까?"
종업원 : "그건 안나오는데요.."

PC방을 나왔는데도 참 찜찜하네. 괜히 PC방을 들른 것 같다. 차라리 윤이가 PC방을 갔다는 것을 몰랐더라면 좋았을걸....가출에 가지않기로 약속한 PC방까지 간 것도 알게 되고...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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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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