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화요일이 아내 4주기 기일.... 참 시간도 빨리도 지나간다. 오전에 장모님을 모시고 농협하나로마트를 다녀왔다. 아내 제사상에 올릴 과일이며, 고기류, 나물류를 준비한다. 사과, 배, 포도, 감(감은 시골에서 보내주었는데 너무 작아서 마음에 들지 않은지 새로 사셨으면 하는 눈치셔서 샀다), 밤, 곶감...
메론이 있기에 메론은 안사느냐고 물으니 사고는 싶은데 돈이 많이 나올까봐 그냥 두자고 하신다. 메론 하나에 6800원. 크고 좋은 것으로 하나 고르시라고 했더니 표정이 밝아지신다. 평소 까다로웠던 딸자식이었던지라 과일이며 음식을 장만하고 준비하는데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라고 푸념하신다. 아내가 와서 "엄마는 이것을 나보고 먹으라고 준비했어"하고 야단칠 것만 같단다.
토요일은 화장실 청소를 깨끗히 하고, 일요일에는 안방도 대청소를 하며 깨끗히 치웠다. 안방에 쌓아둔 신문이며 업무관련 인쇄물, 노동부와 국세청에서 받은 예규들, 타 사내근로복지기금 상담한 자료들, 스크랩을 하다 둔 오려낸 신문조각들이 많이 쌓여있었는데 자료들은 대충 분류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책을 쓰고 연구용역에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은 정리하여 한 곳에 가지런히 정리를 해두고, 스크랩을 하다만 자료들은 당장 할 시간이 없으므로 베란다로 치워두었다.
아무래도 연구용역과 책 집필이 다 끝나야 집안에 있는 자료들이 정리가 될 것만 같다. 아내가 생전에 이런 지저분한 모습을 보았더라면 당장 호통을 치며 빨리 치우라고 난리가 났을텐데, 아무래도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이후 잔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으니 내 생활이 점점 느슨해져가는 것 같다. 또 다른 면에서는 시간이 부족한 점도 있겠지...
저녁때는 안방 매트도 걷어내 바닥도 닦고, 이불도 털고, 주방이며 거실도 구석구석 걸래로 깨끗히 청소를 한다. 쌍둥이들이 이제는 알아서 애비를 도와줄 나이도 되었건만 눈치코치 없이 지들 일만 하고 있다. 꿀밤을 한대씩 때려주고 싶지만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지들이 할 때까지는 꾹 참고 내가 할 생각이다. 쌍둥이들도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면 애비가 청소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때는 지들 집안청소를 하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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