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누구나 책을 출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인기인예인에서 아나운서, 운동선수, 정치인, 직장인, 주부, 1인사업가, 학생 등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자신의 글을 모아 책을 낼 수 있다.
개인 블로그에 틈틈이 쓴 글이 인기를 끌어 작가로 데뷔하는 경우도 생기고, 브로그 스타들이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등 오프라인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이들을 "와이프로거(wifelogger)"로 불리운다.
그러나 글을 쓰고 책을 발간만 한다고 모두가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고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 나오면 독자들로부터 냉정한 검증과 평가를 받아야 하고 책 내용에도 하자가 없어야 한다.
18일께 출간되는 엘빈토플러의 신작 "부의 미래"는 어제 7일기준으로 서점 사전주문 35,000권에 인터넷 예약판매 5000권을 돌파하여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책이 출간되기도 전에 이처럼 높은 예약판매를 보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앨빈토플러 "부의 미래"처럼 나오기도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책이 있는가하면, 나오자마자 빛도 보지 못하고 폐기되는 책도 있다. 바로 무단복제 등으로 저작권시비가 일어나 책이다.
책을 쓸 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저작권이다. 우리나라는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고 저작권이나 출판물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편이지만 남의 창작물을 허락도 없이 도용하는 것은 분명 범죄행위이다. 마치 남이 심어놓은 과일밭에 들어가서 과일들을 따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이나 글도 명백한 그 사람의 창작물이기 때문에 허락을 맡던가 그 출처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나도 지난 2004년 9월에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운영" 1,300페이지 책자를 쓰면서 약 8년간을 고생한 경험이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운영" 책자는 그야말로 나의 8년간의 고뇌의 결과인 나의 창작물이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는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대만 딱 두 나라밖에 없어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한 회계처리방식이나 회계이론이 전무하였던 바, 미국과 일본 비영리법인 회계처리 사례를 검토하고 우리 방식에 맞는 회계처리 방안을 국내에서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1997년 대학원 입학부터 아예 논문제목을 정하여 이를 기초로 졸업후 5년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책자를 발간하였는데, 시중에 유통되는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관련된 논문이나 레포트를 보면 나에게 허락도 없이, 심지어는 출처도 언급하지 않고 내 자료를 무단으로 인용해 놓고 마치 자기 혼자서 연구하여 알아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고 분노까지 느껴진다.
정부도 향후에는 저작권보호를 강화한다고 하니, 앞으로 책을 펴낼 계획이 있는 분들은 이러한 무단복사나 무단복제, 무단인용은 각별히 조심하여야 할 것이다. 남의 창작물을 인용했다면 정당하게 출처를 밝히고 그게 싫다면 본인이 직접 머리를 써서 창작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표절은 대가없이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과 같은 분명한 범죄행위이다.
남이 하니까 쉬워보이는 책 출간! 결코 쉽지는 않다.
가장 손쉽게 책을 내는 방법은 자기가 하는 업무나 취미를 통해 얻은 경험이나 지식을 정리하는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꾸준히 글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 세상에는 노력하지 않고 손쉽게 구하고 이룰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기에 책을 출간하는 것만큼 자신의 브랜드파워를 높이는 파워풀한 수단이 없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2006.8.8.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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