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재직시에도 그렇지만 회사를 떠나서도 든든한 방패가 됩니다. 직장인이 이직을 한다면 인사담당자는 당연히 지원자가 전에 어느 회사에서 어떤 일을 했는지를 봅니다. 만약 그 사람의 옮기기 전의 회사가 도산을 했다면 좋은 평가는 받기 어렵습니다.
나는 지금도 할인점이나 슈퍼마켓에 가서 장보기를 할 때 상품을 고르게 되면 이전 근무했던 대상그룹의 '청정원 상품'을 주저없이 고릅니다. 평소 짠돌이라는 말을 듣지만 가격이 다른 회사 상품보다 비싸도 제 선택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그때마다 함께 간 가족들이 묻습니다.
"그 직장을 나온지가 어언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전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남아 있어요?"
나는 그때마다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이 잘 되어야 나도 잘 되는 법이죠? 전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에 다니던 회사가 망해서 없어진다면 누가 그 경력을 쳐 주겠어요? 그러니까 전에 다니던 회사도 당연히 잘되어야죠!"
제가 대상에 근무한 기간은 군(ROTC)을 막 전역한 1985년 7월부터 1993년 2월까지 7년 8개월입니다. 그후 곧바로 지금의 KBS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이직하여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지만 시장을 가도 같은 상품을 구매해야 한다면 나는 꼭 이전 회사의 제품이나 상품을 고집합니다. 다소 비싸도 제 선택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혹여 가족이 다른 경쟁사 제품이나 상품을 구입해오면 다시 바꾸러 가거나 다음에는 사지 말라고 잔소리를 하니 아예 청정원으로 사오게 됩니다.
이미 전 직장을 떠난지 20여년이 흘렀고, 임금이나 기업복지는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아직도 전 직장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내가 다니던 회사가 없어지면 내가 수년간 땀과 열정을 바쳐 일했던 그 노력과, 고생, 보람이 물거품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회사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 내가 열정을 바쳐 일했던 회사가 내가 떠나온 뒤에도 지속적으로 성장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두고두고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직장은 그 자체로도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요즘 정년퇴직을 몇달 앞두고 있는 선배님들의 자녀 결혼 청첩장을 종종 받을 때면 회사라는 울타리와 존재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자녀들의 혼사 앞에서 부모의 직장이 사회적인 평가와 인증의 또다른 기준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회사에 다닌다는 평판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한 사람의 살아온 모습을 고스란히 남기는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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