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한가족처럼 지내는 서사장님 생신이라 넥타이를 선물하기 위해
영등포 모 백화점을 나갔다.
 
넥타이 매장을 들러 가격을 살펴보니 젠장, 가격들이 넘 비싸다.
괜찮은 것은 죄다 10만원이 넘으니....평소 내 지론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넥타이는 자기 돈으로는 못산다. 누가 선물해주면 몰라도...)
 
판매원이 추천해주는 넥타이 세개를 앞에 놓고 흥정을 한다.
남자들은 흥정이라봤자 건성이다. 판매원이 부르는 가격에 대충 구입해 버린다.
그넘의 체면 때문에 깎아달라는 말 한마디가 도통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는다.
 
"이거 얼마예요?"
"네, 105,000원인데요"
"너무 비싸네"하며 한발짝 슬쩍 물러난다.
그러자 판매원 아가씨가 한발 다가선다.
"얼마정도 예상하고 오셨는데요?"
"7~8만원정도 예상했는데..."(얼굴을 찡그리며 자못 심각하게...)
(잠시 판매원의 고민하는 얼굴 표정이 연출되며)
"지난주까지 20%할인행사를 했었는데, 그럼 20% 할인한 가격으로 드릴께요"
 
일순간 밀려드는 후회감...
(흐미~~~ 그런줄 알았으면 6~7만원이라고 말할껄.. 그랬으면 만원을 더 깎는건데...)
 
카드를 넘겼으니 흥정은 끝난 셈이다.
결국 105,000원서 21,000원 깎은 84,000원에 넥타이를 사가지고 왔다.
 
다시 한번 아내의 빈자리가 그리워진다.
집사람은 물건값을 너무도 기술적으로 잘 깎는 바람에
"혹시 장사하세요?"라는 소리를 너무도 많이 들었다(실제로 완구가게도 1년반 했고)
덕분에 나는 옆에서 흥정하는 장면을 흥미롭게 지켜보곤 했다.
 
3년전 집사람이 국립암센터에 입원해 유방암 투병중일때 이런 내 성격을 알고선
안타까운 눈으로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쳐다보며 말하곤 했다.
"세상물정 모르고, 물건 값도 제대로 깎을 줄도 모르는 물러터진 당신에게 우리
쌍둥이자식들과 엄마를 맡겨놓고 먼저 가려니 내 마음이 놓이지를 않네"
 
이제는 독하게 마음먹고 살아야지,
집사람이 했던 것처럼 물건 값도 제대로 깎고 살아야지...
 
2009.1.30.
김승훈

'김승훈의 내사랑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쥐눈이콩  (0) 2009.05.27
돕는 배필  (0) 2009.05.17
명절에도 내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0) 2009.04.26
그리고 2년이 흘렀다.  (0) 2009.04.26
변치않은 사랑  (0) 2009.04.26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