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투스(HABITUS)》(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다산초당 펴냄)

 

. 문화자본

 

보수적인 가정은 지위를 다르게 드러낸다. 벼락부자도 마찬가지다.

신흥 부자들은 밑에서 위로 올라왔기 때문에 미숙한 사치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외제 차, 고급식당, 귀금속, , 명품 가방에 많은 돈을 소비하는 것에서 그들이 갑작스럽고 힘겹게 이룩한 부에 아직 익숙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대를 이어온 부자들도 그런 것에 돈을 소비한다. 그러나 그들은 힙합 스타처럼 어찌어찌 돈을 번 이들만이 번쩍이는 황금 시계를 부를 과시한다는 걸 안다. 신흥 부자들은 만회해야 할 것들이 많고 출신에서 벗어나야 하며 획득한 지위를 어떻게든 드러내야만 하니까. 그래서 그들은 레센스(Ressence)의 세련되고 심플한 디지털시계로 엘리트 정신을 입증하고 노모스 탕겐테(Nomos Tangente) 시계의 우아함으로 고급 취향을 드러낸다. 눈에 띄지 않는 사치는 무엇보다 같은 수준의 사람들을 연결해주고, 그래서 구별 짓기 효과를 낸다. 그러나 소탈함 뒤에 반드시 더 큰 진보가 있는 것은 아니다.(중략)

그런 면에서 일부 자수성가 억만장자의 과시욕이 다른 의미를 얻는다. 은은한 사치는 경제자본과 문화자본의 상호작용으로 생긴 성찰된 미학의 표현이다. 그러나 자기 일을 하고, 하룻밤 사이에 크게 성취하고, 경험 부족으로 선을 넘어 과시하는 사람이 결국 미래를 만들어나갈 것이다. 문화자본은 다음 세대에서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되, 뿌리를 인정하라

상류층에서는 격식, 국제성, 전통, 인맥관리 등이 중시되고 성취한 것을 지키는 것이 우선순위에 있다. 반면 중산층에서는 눈높이를 맞춘 인간관계, 성과와 역량 그리고 미래를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재정적 안전, 무엇보다 최대한 높은 수준의 자녀 교육이 우선 순위다. 생활 조건의 차이가 문화적 가치관의 차이를 만든다.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활 조건이 허락하고 요구하는 것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러나 높이 오르고 싶다면 끊임없이 높은 곳의 코드를 이해하고 내면화해야 한다.

 

1. 문화자본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

과제는 많고 규칙은 감춰져 있다. 더 어려운 일은 구체적 실현이다. 과시, 유명 인사와의 친분 들먹이기, 잘난 체하는 태도가 고상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명확하다. 덜 알려진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과잉 적응 역시 계급 상승자를 폭로한다. 초기에는 삼가는 태도가 더 나은 전략이다. 우선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흐름에 몸을 맡기는 사람은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할 시간을 얻는다. 미셸 오바마는 바로 이런 전략으로 퍼스트레이디 역할를 잘 수행했다.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은 이렇습니다. 무작정 달려들지 말고 자신에게 시간을 허락하세요. 나는 백악관에서 처음 몇 달 동안은 주로 딸들을 돌봤습니다. 그 다음에 비로소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죠. 그런 식으로 하는 게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러는 편이 좋습니다.”

 

2. 부정하는 사람이 아주 많지만 문화 형식과 공연 종류 사이에 명확한 계급구조가 있다.

괴테 독자는 그리샴 독자보다 더 존경받고 아르노 가이거를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더 많은 존경을 받는다. 새로운 블록버스터는 멋질 수 있다. 그러나 예술 영화관의 독립영화가 훨씬 더 멋있다. 국립오페라 극장의 그림자 없는 여인은 최고급 이벤트이고, 학교 대강당에서 공연되는 마술피리는 대중을 위한 모조품에 불과하다. 그렇다 해도 주류문화와 대중문화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늘날 문화 지성인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잡식성이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지그하르트 네켈(Sighard Neckel)문화적 흐름과 경향을 광범위하게 골고루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은 문화적 우월성의 증거다라고 말했다.

 

3. , 미술관, 공연에서 문화적 소양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슈테델 미술관에서 직접 관람했느냐 아니면 아주 생생하게 전달하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봤느냐에서 차이가 생긴다. 미슐랭 식당과 고급호텔 방문에서도 마찬가지다. 고급 환경을 회피하는 사람은 안락한 서비스 앞에서 언제나 쭈뼛거릴 것이다.

 

4. 예술 작품은 소장자에게 스타일을 부여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 대부분은 마티스의 작품도 알렉스 카츠의 작품도 벽에 걸 수 없다. 객관적 문화자본으로는 책(전자책이 아니면) 혹은 아르네야콥센의 달걀 의자같은 독특한 디자인 가구(주의: 복제품은 안된다)가 적합하다. 그러나 적은 돈으로도 취향을 드러낼 수 있다. 나쁜 것을 없애는 것만으로도 품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 막스 샤르닉이 몇 가지 사례를 모았다. “차에 내연기관이 없음. 보테가 베테타 혹은 브루넬로 쿠치넬리처럼 브랜드 로고가 없음. 휴가 때 핸드폰이 없음. 페이스북 계정이 없음. 냉장고에 가공식품이 없음.”

 

5. 당신의 문화적 뿌리를 인정하라.

당신의 출신을 장점으로 바꾸면 더욱 좋다. 처음부터 최정상 리그에 있지 않았던 사람은 적어도 두가지 이상의 환경을 잘 알고 표적 집단을 이해할 수 있으며, 친근하고 현실적인 사람으로 통한다. 예를 들어 도이체 방크 최고경영자 크리스티안 제빙(Christian Sewing)이 그런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는 작은 인쇄소를 운영했다. 제빙은 최고경영자로서 임무를 모범적으로 해냈기에 더 신뢰받는다.

 

6. 올바른 파트너 선택은 문화자본을 매우 효과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

첫사랑에서부터 재혼에 이러기까지 파트너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스포츠를 즐기는지,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무엇을 먹는지가 당신의 아비투스에 영향을 미친다. 옛날 습관을 고집하지 않고 파트너의 고급 아비투스를 닮아간다면 당신의 품위도 높아진다. 그러나 사랑을 통해 위로 올라가는 일은 점점 드물어지고 있다. 비슷한 조건의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문화가 대세다.

 

7. 위로 높이 오를수록 약간의 교육 지식만으로는 부족하다.

고유하고 독특한 취향도 필요하다. 최근에 지휘자 켄트 나가노(Kent Narano)는 한 인터뷰에서 클래식 음악이 보통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드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몇 년 전에 발견한 건데,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악당들은 대부분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더군요.” 문화와 시대정신을 편견없이 따르고 자신이 관찰한 것들을 교차해서 연결할 줄 아는 사람이 이런 통찰을 할 수 있다. 반면 글로 배운 지식만 되풀이하고 상투적인 문구를 애용하는 사람은 스스로 계급 상승자임을 폭로한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