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구소 출근길에 우연히 퇴직하신 선배님을 만났다.
언주역에 있는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오신다고 하시며
"아직 KBS에 근무하느냐?"
"어떻게 지냈느냐?"를 묻는다.
한때는 KBS에서 잘 나가셨고 아직도 등기이사로 활동중이다.
간단히 내 명함을 주면서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퇴직했고
지금은 퇴직후에 곧장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더니 말씀이 없다.
잘 계시냐고 여쭈니 두 달 전에 어지럽고 귀가 윙윙거려
뇌출혈 증상이 의심되어 급히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해
10일정도 치료를 받았고 지금은 한의원에서 치료중인데
차도가 좋으시다고 한다. 한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계신다.
"참, 자네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전문가였지....."
대부분 회사에서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회사를
떠나면 더 이상 전문가로 활동하지 못한다.
우물안 개구리 식으로 회사에서는 지식이 뛰어났지만
회사를 벗어나면 곳곳에 본인을 능가하는 더 뛰어난
전문가들이 많아 그 사람들을 압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진 지식에 지속적인 열정으로 최신 지식을
업데이트하여 최고 경지에 이르도록 발전시켜야 하는데
대충 자신이 처리할 업무수준 선에서 만족하고 더 이상
자기계발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진행하려면
대학원에 진학하여 학문영역을 깊게 파면서 학위 라이선스를 갖추고
(한국에서는 아직도 최소한 석사 타이틀을 붙여야 전문가로
인정을 해주는 편이다, 박사이면 더욱 금상첨화이고)
해당 분야 책을 쓰고, 그러면 교육기관을 노크하여 강사로
이름을 알리고 기회가 주어지면 외부 강의도 하고......
문제는 비용과 시간을 지속적으로 투입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에 노력 투입없이 소득이 생기는 것을 보았는가?
있다면 이는 사람들이 행운이라 부르는 불로소득(不勞所得)이겠지.
일단 회사를 퇴직하면 사람이 두 부류로 나뉜다.
계속 일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하지 않는 사람으로......
고정된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있으면 사람이 당당해진다.
현직에 있지만 내년이면 등기이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노후 불안감을 내비치시는 선배님........
건강하시라고 신논현에서 급행으로 갈아타시는 곳까지
배웅을 해드렸다.
3년 10개월전,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사직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일을 시작했고, 늦은 52살 나이에
경영학박사 학위에 도전했하여 5년 6개월만에 학위를 받아낸
내 결정에 대해 내 인생 여정에서 참 잘 내렸던 선택이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한 순간이었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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