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모처럼 용왕산을 올랐다.

11일 후에는 정들었던 이곳을 떠난다니 살때

한번이라도 더 오르고 싶었다.

막상 떠난다고 하니 한번이라도 더 걷고 싶다.

한 발자국 걸을 때마다 경치를 마치 연속사진을

찍듯 찍어 내 가슴과 뇌리에 보관한다.

 

지난 6년동안 봄, 여름, 가을, 겨울 용왕산을 오르내리며

힘들고 외로웠던 시기에

아픔도, 슬픔, 분노도 산을 걸으며 가슴 속에서 삭이고

정화시켜 일상의 덤덤함으로 내보냈다.

용왕산은 말 없이 나를 받아주었다.

 

이른 아침, 이름 모를 새소리를 들으며

눈은 단풍을 즐기며

발은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걷는 이 행복은

어디에 비길 수 있겠는가!

 

지난 초가을에 주워 모아놓은 도토리를

오늘은 모두 산에 있는 제 주인에게 돌려주었다.

목동에서 힘들고 괴로웠던 추억도

하나, 둘, 아니 모두 내려놓고 가야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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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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