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신문에 내 눈길을 끄는 책에 관한 기사가 소개되었다. 중국의 구저이주(貴州) 민족학원 4학년 왕지씨가 성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성교육 서적 기사가 그것이다. 왕지씨는 섹스를 주제로 2년 전부터 집필을 시작하였는데 장쑤 문예출판사가 곧 출간 한다는 소식이다.

내가 이 책에 관심을 느끼는 것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금기시되는 실제 성경험에 관한 도서가 출판된다는 놀라움과 호기심보다는 그 책을 집필해 갔던 저자의 원칙적인 집필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그 방법을 알게 되면 많은 사람들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모두 전문도서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맨 먼저 임신이나 유산을 경험한 주변 친구들과 면담을 하여 수집한 생생한 실제 사례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터넷과 도서관에서 자료를 모은 뒤 전문가인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자문을 하여 젊은이들이 궁금해 하는 성에 관한 정보를 정리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학교 친구들이 경쟁적으로 원고를 돌려 읽다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전 중국으로 퍼져 중국의 많은 대학생들이 원고 부탁을 해오게 되었고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와서 출판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주제와 내용에다 탄탄한 집필과정, 거기에 입소문 마케팅까지 더해져 출판 성공의 3박자를 골고루 갖추게 된 셈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을 네가지 사항이다.

첫째는 모든 사건에는 그 사건을 일으키는 원인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 이를 문제의식으로 바라보거나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시키려는 노력으로 연결짓지는 않는다. 귀찮고 시간과 노력, 비용이 수반되는 반면 돌아오는 것 또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사건들과 문제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더구나 사회주의 국가에서 민감한 성경험에 대한 문제를 이슈화하여 밖으로 드러내고 활자화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겠지만  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이를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겼다.

둘째는 현장감이다. 책을 쓸 때 처음 부딪치는 애로사항이 바로 실무나 실전 경험이다. 실무나 실전 경험이 없으면 현장감이 없고 전개과정이나 주장이 허무맹랑하여 괴리감과 실망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왕지씨는 실제 성 경험을 했던 친구들을 직접 인터뷰하여 그들이 경험하고 느낀 점이나 부족해하는 부분을 발견하여 문제점과 대책까지 도출해 낼 수 있었다.

셋째는 과정의 충실성이다. 친구들의 경험담을 듣고 문제점을 발견하고 철저한 자료수집을 했다. 도서관과 인터넷을 통해 기본적인 자료를 수집하고 전문가인 산부인과 의사의 자문을 구하여 정보를 최종적으로 다듬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검증까지 마침으로서 책 내용에 관해 확실한 인증과 신뢰성을 갖추게 된 셈이다.

넷째는 강점을 계속 살려나갔다는 것이다. 한 분야를 마치고 나면 자신감과 노하우가 생긴다. 제일 먼저 완성한 '임신 편' 을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대학생들이 성지식과 자기보호 의식이 부족한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보호 편'을 추가하고, 반응이 좋자 또 다시 '신체 편'과 '애정 편', '정결 편', '동거현상 반성 편'을 계속하여 보완, 덧붙였다고 한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자신감과 노하우를 관련되는 다른 영역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성문제에 관한 완결판 책자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책 내용의 생생함과 과정의 충실성, 전개과정에 대해 궁금함이 더해진다. 우리보다 더 구속이 많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금기시하는 성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었을텐데, 굴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여 미지의 한 영역을 개척한 대학 4학년인 어린 작가의 열정과 용기과 도전정신에 아낌없는 갈채와 박수를 보낸다.

김승훈 2007.1.27.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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