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모정의 차이
자라면서 꼬리가 없어지는 무미류에 속한 두꺼비는
그 생김이 개구리와 조금 다릅니다.
개구리보다 조금 더 크고 살가죽이 두꺼운데 온몸이
사마귀와 비슷한 오돌 도돌한 것이 많이 솟아나
있습니다.
살가죽에서 나오는 산액은 독이 있으며 벌레, 지렁이
따위를 잡아먹기도 합니다.
이런 두꺼비들 중 암 것은 오뉴월에 새끼를 낳는다고
합니다.
이런 암 두꺼비는 새끼를 수정하게 되면 먼저
능구렁이를 만나서 싸워야 하고 또 반드시 싸움에서
져야만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암 두꺼비는 능구렁이에게 잡아먹히기
위해 싸움을 거는 것이라고 합니다.
능구렁이는 이름에 나타나듯 좀처럼 싸움을 안 하는
놈이지만 암 두꺼비가 한사코 화를 돋우어 능구렁이로
하여금 홧김에 자신을 잡아먹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암 두꺼비는 자신의 숙명대로 잡아먹히고
그 죽음으로서 새끼를 낳게 되며 자기의 종족을 보존
하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능구렁이의 뱃속으로 들어간 두꺼비는 소화가
되면서 서서히 독을 뿜어내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능구렁이는 요동을 치면서 버둥대다가 결국
죽게 되며 그렇게 죽은 능구렁이의 몸속에서 두꺼비의
알들은 부화가 되어 새끼로 태어나고 능구렁이의 몸을
숙주 삼아 영양분을 먹고 자라게 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암 두꺼비는 어미가 되려면 스스로 죽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암 두꺼비는 능구렁이에게 부담 없이 져 준 대가로
비로소 이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후의 승자는 결국 능구렁이가 아닌 두꺼비가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뱀 중에 살모사라는 맹독의 뱀이 있습니다.
살모사는 이름 그대로 태어나자마자 흙냄새를 맡음과
동시에 어미를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살모사는 새끼를 낳을 때 나무 위로 올라가
낳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무 위에서 새끼를 떨어뜨리고는 바로 도망을
간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은망덕한 자식들에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야말로 두꺼비와 살모사는 극단적인 삶의 양태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동물인 것입니다.
수종이의 목숨을 던진 효
2007년 5월 8일 새벽 전남 여수의 한 가정집에서
원인모를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그날은 어버이날이었고 수종이는 아버지에게 선물할
카네이션을 배게 옆에 놓고 잠이 든 상태였습니다.
메케한 연기 속에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집전체가
거대한 화마 속으로 잠겨들어 간 상황이었습니다.
몸을 던져 유리창을 부수고 간신히 집밖으로
나왔지만 혼자서 가족을 구하기엔 역부족인 상황
이었습니다.
수종이는 화상과 깨진 유리조각으로 피범벅이 된
몸으로 미친 듯이 이웃집을 뛰어 다니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집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불길은 더욱 거세져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너무나 무서운 불길... 그러나 더욱 참기 힘든 것은
그 불길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부모님이 내지르고
있는 비명소리였습니다.
"아직 살아 계시는 구나" 그 판단이 든 순간 수종이는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15살 어린 몸으로는 부축조차 힘든 거구의
아버지를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어께에 들쳐 업고
뛰쳐나왔습니다.
이번엔 어머니를 구할 차례...
그러나 수종이의 전신은 이미 호흡기 화상을 동반한
85% 이상의 중화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바닥에 쓰러지면서 수종이는 마지막으로 절규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이웃에 한 번 더 도움을 요청하고
쓰러졌습니다.
수종이의 딱한 사연을 전해들은 화상센터 의료진은
수종이를 살리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었습니다.
보통 전신 60%이상의 중화상을 입으면 생존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종이는 무려 85% 이상이었으니...
화상환자의 가장 큰 적은 불탄 피부로 침투하는
각종 균에 의한 패혈증인데 이것은 건강한 폐를 가진
일반인도 견뎌내기 힘든 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수종이는 기적처럼 버텨냈습니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물었습니다. "아빠는요? 엄마는?"
전신 100% 중화상을 입었던 아빠는 병원에 옮겨진지
얼마 안 되어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의료진은 수종이의 예후를 걱정해 치료를 잘
받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고 그는 자신이 힘을 내야
아버지도 하루 빨리 일어 설 수 있다는 말에 힘을
내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갔습니다.
이후 수종이의 예후는 거짓말처럼 놀랍게 회복되어
나갔습니다. 드디어 일반병실로 내려가던 날, 더 이상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숨길 수 없었던 가족들은 사실을
털어놓고야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때부터 수종이의
예후는 다시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못가 결국 수종이도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이상은 'KBS1 - 현장기록 병원'으로 국민적 관심을 폭발시켰던
"소년, 불길속의 아버지를 구하다"편의 줄거리입니다.
- 클릭 ☞ KBS - 휴먼다큐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 중 일부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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