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좋을 때 헛기침을 하고,
겁이 날 때 너털웃음을 웃는 사람입니다.
뒷동산의 바위 같은 이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란 자기가 기대한 만큼 아들, 딸의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을 때 겉으로는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속으로는 몹시 화가 나는
사람입니다.
아버지의 마음은 먹칠을 한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잘 깨지기도 하지만, 속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아버지란 울 장소가 없기에 슬픈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아침 식탁에서 성급하게 일어나서 나가는
일터는 즐거운 일만 기다리고 있는 곳이 아닙니다.
아버지는 그 일터에서 머리가 셋 달린 龍과 싸우기
위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것은 피로와, 끝없는 일과, 직장 상사에게서 받는
스트레스입니다.
아버지란~
"내가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나~"
"내가 정말 아버지다운가~"
하는 자책을 날마다 하는 사람입니다.
아버지란 자식을 결혼시킬 때 한없이 울면서도
얼굴에는 미소를 짓는 사람입니다.
아들, 딸이 밤늦게 돌아올 때에..
어머니는 열 번 걱정하는 말을 하지만,
아버지는 열 번도 넘게 현관을 쳐다봅니다.
아버지의 최고 자랑은
자식들이 남의 칭찬을 받을 때입니다.
아버지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장 좋은 선생은 손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라는...
아버지는 늘 자식들에게 그럴 듯한 교훈을 말 하면서도,
실제 자신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에 이 점에
있어 미안하게 생각도 하고 남모르는 콤플렉스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이중적인 태도를 곧잘 취합니다.
그 이유는 "아들, 딸들이 나를 닮아 주었으면"하고
생각 하면서도, "나를 닮지 않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동시에 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뒤에도
두고두고 그 말씀이 생각나는 분입니다.
아버지란 돌아가신 후에야 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아버지는 결코 무관심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버지가 무관심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체면과 자존심과 미안함 같은 것이 어우러져서
그 마음을 쉽게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웃음은 어머니의 웃음의 2배쯤 농도가 진합니다.
울음은 열 배쯤 될 것입니다.
아들, 딸들은 아버지의 수입이 적은 것이나 아버지의
지위가 높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아버지는 그런 마음에 속으로만 웁니다.
아버지는 가정에서 어른인 체를 해야 하지만
친한 친구나 맘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면 소년이 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앞에서는 기도도 안 하지만,
혼자 차를 운전하면서는 큰소리로 기도도 하고
주문을 외기도 하는 그런 사람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은 봄과 여름을 왔다 갔다 하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가을과 겨울을 오고갑니다.
(회사 조훈부장님이 예전에 보내주신 글 중 일부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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