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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정신없이 그저 앞만 보고 달리다가 문득 어느날 일어난 한 사건을 통해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 어제 오랜 투병 생활을 하던 동생 부고 소식을 듣고 하던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12년 전에 동생이 마치 자신의 죽음을 미리 예견이라도 하듯 써 놓은 자작시를 읽으며 "가치있는 삶이란 무엇인가?", "헛된 삶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 글대로 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문화예술 관련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했던 가족들도 함께 행복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급히 고향에 내려오면서 손이 든 책이 《인생의 발견》(시어도어 젤틴 지음, 문희정 옮김, 어크로스 펴냄)이다.
오늘날 한 개인이 시험에 합격하고 경력을 쌀고 천생연분을 만나서 소중한 가정을 이루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 말고 무엇을 목표로 삼을 수 있을까? 삶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주고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 실망감을 보상해줄 다른 원대한 목표가 있을까? 모기령(1623~1716)은 명나라 말기의 명망있는 학자로, 관직에서도 출세가도를 달렸다. 저술과 시, 그림,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존경을 받았다.(중략) 그는 자손들에게 자신이 쓴 시를 다 없애고 수많은 저서 중에서 10분의 1만 남기고 모두 태우라는 유언을 남겼다. 직접 쓴 묘비문은 이렇게 끝났다. "그는 헛되이 살았다."(p.34)
헛된 삶은 혼자서만 말하고 자기 의심에 사로잡히는 삶이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에 갇힐 필요는 없다. 다양한 삶을 나란히 놓으면 삶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중략) "역사가 아니라 전기만 읽어라. 전기는 이론이 없는 삶이다." 소설가이자 영국 총리였던 디즈레일리(1804~1881)가 한 말이다. 하지만 모든 삶을 하나의 실험으로 생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채롭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제멋대로인 인간에 대한 경외감이 아직 남아있다면 질문거리와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되는 실험이다. 따라서 이런 실험에서 발견한 결과를 성찰하고 공유하거나 다른 장소와 다른 시대의 사람들과 비교하면 어떻게 보일지 고찰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헛되이 사는 셈이다.(p44~45 발췌정리)
오늘 장례식장에서 동생이 그동안 고향에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무보수로 전국 각지를 다니며 공연했던 수많은 민속공연이며, 출연했던 방송 자료, 방송 인터뷰, 동생이 남긴 자료들을 보면서 동생이 살았던 삶은 행복했던 삶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나도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공동근로복지기금 일을 할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사내근로복지기금 강의를 하고, 기금실무자 교육 교재를 집필하고, 교육교재를 업데이트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 도서를 집필할 때, 사내근로복지기금 컨설팅 작업을 할때, 매일 밤 늦은 시간에 연구소에서 하루를 마감하고 정리하면서 혼자서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며 사내근로복지기금 이야기를 쓸때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행복감이 나를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일을 계속 하도록 만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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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 김승훈(사내근로복지기금/공동근로복지기금&기업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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